국내 주식 차액결제거래(CFD) 시장 규모가 1년 새 20조원 넘게 급증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들의 텃밭이던 CFD 시장에 대형 증권사들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CFD 상품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늘면서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NH 이어 메리츠도 '출사표'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오는 9일부터 국내 주식 CFD 서비스를 출시한다. CFD란 개인이 실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주가 상승 또는 하락에 따른 차익만 하루 단위로 정산 받을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증거금 일부만 넣고 거래할 수 있어 종목에 따라 최대 10배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대형 증권사의 CFD 서비스 개시는 올 들어 삼성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4월, NH투자증권은 6월 각각 국내 주식 CFD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이로써 국내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총 10곳으로 늘어났다. 그간 CFD 시장은 교보증권, 키움증권의 양강 구도 하에서 DB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4곳이 이끌어 왔으나 지난해 초부터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이 차례로 서비스를 개시하며 참가자가 늘어났다.
성장일로 CFD 시장
실제 CFD 시장은 성장일로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CFD 총 거래대금은 30조9000억원으로 지난 2019년 8조4000억원 대비 22조원 넘게 폭증했다.
CFD 서비스를 제공했던 7개 증권사의 CFD 발행 잔액도 크게 늘어났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CFD 발행잔액은 총 4조7804억원으로 지난 2019년 1조2712억원으로 대비 276%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키움증권의 CFD 발행잔액이 지난해 1조2899억원으로 전년(2723억원) 대비 무려 370% 급증했으며 교보증권의 CFD 발행잔액 역시 지난해 1조6555억원으로 전년(8230억원) 대비 101% 늘었다.
일평균 거래액도 지난해 3410억원으로 전년 450억원 대비 658%나 늘었고, 같은 기간 계좌 수는 2701개에서 1만3969개로 417% 증가했다.
금융당국, 규제 강화 시동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CFD 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금융당국은 규제 고삐를 죄고 나섰다.
CFD의 증거금 최소 비율을 40%로 제한하는게 골자다. CFD가 최대 10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서 CFD로 인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증권사들에 오는 10월1일부터 CFD 증거금 최소 비율을 40%로 제한하는 행정지도를 실시한다고 지난 1일 사전예고했다. 오는 20일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행정지도 기간이 끝나면 해당 내용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