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다사태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국내 증권사의 헝다 관련 익스포저를 살피고 나섰다.
다행스럽게 현재까지 조사 결과만 놓고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라 자기매매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순 있지만 직접적인 충격은 없을 전망이다.
증권사 헝다 익스포저 얼마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헝다 관련 익스포저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다.
중국 굴지의 부동산 개발기업인 헝다그룹의 파산 가능성이 수면으로 떠오르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충격이 예상됨에 따라 직접적인 손실 규모 파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구체적으로 △중국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와 셀다운(재매각) 현황 △헝다그룹 관련 익스포저와 셀다운 현황 △헝다 자산관리 판매상품 보유 여부와 셀다운 현황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직접적인 익스포저는 증권사 자체에만 손실을 끼치지만, 투자 물건이 셀다운되면 일반 투자자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직접적인 충격은 없을듯
금감원의 조사 결과 현재로선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증권사는 없었다. 헝다그룹 관련 익스포저나 중국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한 증권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헝다 사태는 이미 그전부터 위험성을 감지하고 있었다"면서 "투자 전 통상적인 리스크 점검회의를 거친 증권사라면 헝다그룹 관련 투자는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 부동산 투자에 집중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중국 부동산은 매력이 떨어져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된 위험은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증권사 부동산 그림자금융 데이터베이스(DB)를 가동해 증권사와 운용사, 신탁사의 국내외 부동산 투자 현황은 적시에 파악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도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헝다의 신용등급은 기존에도 투기등급이어서 직접 투자에 나선 금융사는 없을 것"이라며 "국내 증권사는 헝다나 중국 관련 익스포저가 많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50조원대의 빚을 떠안고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헝다는 지난달 23일에 이어 29일 지급이 예정된 달러화 채권 이자를 제대로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Pitch)는 지난달 15일 헝다가 달러화 채권이자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투자등급을 정크레벨인 'CC'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