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분할로 한 달간 거래가 정지됐던 SK텔레콤이 이번주 드디어 거래를 재개한다. SK텔레콤(존속법인)과 SK스퀘어(신설법인)으로 쪼개져 새롭게 증시 활동에 나서는 만큼 이들 종목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는 재수생들이 다시 증시의 문을 두드린다. 케이티비네트워크, 래몽래인, 툴젠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이번주에는 대어급 리츠로 꼽히는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앞서 해당 리츠는 753대 1이라는 리츠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 역사를 쓰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때맞춰 돌아온 고배당주 'SK텔레콤'
SK텔레콤이 지난 1일 인적분할을 마치고 SK텔레콤(존속법인)과 SK스퀘어(신설법인)으로 나뉘어져 29일부터 거래를 재개한다.
이번 인적 분할로 SK텔레콤과 SK스퀘어 사업의 라인업은 확실히 구분 지어졌다. SK텔레콤 아래에는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등 유무선통신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업들만 남게 됐고, SK스퀘어 밑으로는 SK하이닉스·ADT캡스·티맵모빌리티·콘텐츠웨이브 등 총 16개 회사의 비통신사업이 편입됐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 목적이 기업가치 제고라는 점에서 주주들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SK텔레콤의 주가 향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6일 현재 국내 13개 증권사가 추정한 SK텔레콤의 목표주가는 39만7692원으로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5일 마감가(30만9500원) 보다 약 28.49% 높은 수치다.
특히 고배당주로 꼽히는 SK텔레콤은 연말 배당시즌을 맞아 시장의 수급이 쏠릴 것이라는 점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이유다.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전통적 고배당주로 지난해 SK텔레콤의 시가 배당률은 4.20%를 기록했다. 같은 해 KT와 LG유플러스의 시가 배당률은 각각 5.3%, 3.7% 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기존 통신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흐름(cashflow)과 높은 배당성향을 바탕으로 방어주로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또 5G와 미디어 사업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2022년 이후 실적 성장도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SK스퀘어에 대한 전망은 더욱 밝다. 증권가에선 SK스퀘어의 기업가치가 1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원스토어 등 그동안 SK텔레콤이 성장시켰던 다양한 ICT분야의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다. 향후 SK스퀘어가 자회사들의 배당과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가치를 성장시키고 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을 통해 추가적 투자를 진행해 기업가치를 끌어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연구원은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합산 산정 결과 SK스퀘어의 기업가치는 12조원을 예상한다"며 "현재 시가총액은 8조7000억원으로 순자산가치(NAV) 대비 65% 수준의 할인을 적용받고 있어 충분한 상승여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내년부터 원스토어, SK쉴더스, 11번가 등 자회사들의 상장이 진행되고 M&A를 통한 사업 확대가 나타나면서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분할 이후 주가 잠재력은 SK스퀘어쪽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특히 SK스퀘어의 경우에는 분할 이후 통신업에게 적용된 외국인 지분 한도(49%)가 없어지며 이에 따라 MSCI 관련 비중 조절 시 기존에 적용받던 페널티가 제거돼 관련 수급 효과가 플러스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 던지고, 외국인 받고
지난주 증시는 기관 팔자세에 하락을 면치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물량을 받아 매수에 나섰지만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기관투자자는 1조458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1조1941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개인도 1667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와 크래프톤으로 각각 1702억원, 908억원씩을 순매도 했다. 이어 삼성SDI(711억원), NAVER(627억원), 대한항공(517억원)도 기관투자자 순매도 상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IPO 재수생들의 귀환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뜨거운 열기는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이번주에는 IPO 재수생들의 상장 절차가 예정돼 있다.
29~30일에는 KTB투자증권의 자회사인 케이티비네트워크가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시작으로 3년 만에 IPO 재수에 나선다. 케이티비네트워크는 지난 2018년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획득했으나 이듬해 3월 IPO 절차를 철회한 바 있다.
내달 2일과 3일에는 성균관 스캔들과 엽기적인 그녀 등의 드라마를 제작했던 제작사 래몽래인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래몽래인 역시 지난해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올 2월 철회한 바 있다.
지난주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마친 IPO 4수생 툴젠은 2~3일 일반 공모 청약에 나선다. 크리스토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한 툴젠은 지난 2015년 이후 세 차례 상장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며 네 번째 시도 만에 코스닥 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2일에는 대신밸런스스팩11호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고, 3일에는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지난 24일 진행된 일반 공모 청약에서 753.4대 1의 경쟁률로 국내 공모 리츠 사상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끌어모은 돈도 11조원이 넘는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미국, 서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핵심 지역 소재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오피스 등 부동산을 투자대상으로 한다. 기초자산은 아마존 휴스턴, 페덱스 탬파, 페덱스 인디애나폴리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