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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 능선 넘은 디폴트옵션…국민재산 증식 묘수될까

  • 2021.12.02(목) 17:45

디폴트옵션 환노위 전체회의 통과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 제고 기대

이르면 내년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그간 퇴직연금이 예·적금에 방치돼 수익률 관리가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른 가운데 마침내 정치권에서 디폴트옵션 도입에 뜻을 같이 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오랜 숙원이었던 디폴트옵션 도입 소식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디폴트옵션의 본격적인 도입 시 근로 소득자의 퇴직연금이 방치되는 일 없이 전체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민재산 증식 위해 여야 손잡았다

2일 국회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내용의 퇴직급여법(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지난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합의된 데 이어 이날 환노위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 표결까지 이뤄지면 내년부터 디폴트옵션 제도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디폴트 옵션은 근로자가 자신의 퇴직금을 직접 운용해야 하는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뒤 이를 방치했을 경우 사전에 근로자가 동의한 대로 자산운용사 등 전문 기관에서 대신 약정한 상품으로 운용해주는 제도다. 이미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오랜 숙원 해결되나…금투업계 '환영'

금투업계는 이번 디폴트옵션의 소위 통과 소식을 열렬히 반기고 있다. 아직 법사위를 비롯해 남은 관문은 여럿 있지만 일단 큰 산은 넘었다는 분위기다.

디폴트옵션 도입은 금투업계의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다. 그간 퇴직연금이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자 금융투자협회를 필두로 수차례 디폴트 옵션 도입을 요구했으나 여야 간 의견이 맞서면서 번번이 환노위 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불발됐다. 

그간 여야의 가장 큰 쟁점은 디폴트옵션의 원리금 보장 상품 포함 여부였다. 여당과 금투업계는 원리금 보장 상품을 제외하는 방안을 강하게 밀었으나 야당은 투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이에 반대했다. 

디폴트옵션 도입 논의가 장기간 표류하자 지난 7월 금투협은 제도 도입이 우선돼야 한다고 판단해 원리금 보장 상품을 포함하는 방안으로 재추진에 나섰고 그 결과 이번 소위에서 통과됐다.

'쥐꼬리 수익률' 이젠 안녕?

디폴트옵션이 시행되면 퇴직연금의 성과는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 중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1.74%를 기록했다. 전체 DC형 퇴직연금 수익률 평균인 3.4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가입자의 지시가 없으면 자동으로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투자가 된 탓이다. 실제 지난해 말 DC형 퇴직연금 적립금 67조2000억원 중 83%인 56조원 가량이 원리금 보장형에 묶여 있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도입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수익률 제고와 상품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환영할만한 소식"이라며 "퇴직연금 시장 자금이 원금 보장형 상품에 방치되지 않게 되면서 타깃데이트펀드(TDF)를 비롯한 공모펀드 시장도 커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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