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과정에서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최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공모가인 30만원보다는 높지만 상장 초기 50만원대 후반에서 41만원선까지 가격이 내려오면서 40만원선 붕괴 우려도 나온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와 코스피200 특례편입으로 공매도가 가능해진 점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중장기적 투자가치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 악재에 힘 빠진 LG엔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일 41만7500원으로 전일 대비 1.71% 상승 마감했다. 지난 1월27일 상장일 종가 50만5000원으로 시작한 LG에너지솔루션은 2월7일 54만8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40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전날 상승했지만 11일에는 장중 40만원을 하회하는 등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근 부진은 대내외 시장 상황과 관련돼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특히 다른 종목에 비해 고성장주로 분류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매도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하다. 실제 지난달 15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일 순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로 인한 수익성 저하 우려도 주가 상승을 막는 요인이다. 배터리 전체 원가의 24%, 11%의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 음극재 구성요소인 니켈, 리튬, 흑연 등 원자재 상승폭이 최근 가파르다.
코스피200 특례편입으로 공매도가 가능해지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전망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대차거래 잔고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의 부정적 정보가 잘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며 "공매도가 시작되면 펀더멘탈을 부정적으로 보는 투자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베팅할 수 있게 돼 주가에 부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 선점…수익성 확대 전망
원자재 가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코스피200 편입으로 공매도가 시작되는 점은 단기적으로 볼 때 주가 상승의 장애물이다. 그러나 향후 배터리 산업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투자가치가 높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미국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이 확대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지난해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58만5000대로 전년 대비 69.5% 증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아직 낮은 수준으로 더 늘어날 여지가 높다.
여기에 경기 부양 정책인 BBB(Build Back Better)법안이 통과될 경우 판매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해당 법안은 미국내 생산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북미 3국간 자유무역협정(USMCA) 체제는 현지 생산된 배터리를 조달하지 않을 경우 3~25%의 관세를 부과한다. 전기차 생산자 입장에서는 배터리 현지 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에 공장이 있는 배터리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GM과 합작해 '얼티엄셀즈'를 설립, 4공장까지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미국에서 약 200GWh 내외 점유율을 확보해 미국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미국에서 4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며 가파른 매출 성장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결정에 중요 포인트는 수익성"이라며 "향후 3년간 연평균 이익 성장률은 46%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김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이 올해 1조6000억원, 내년은 2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익증가율이 매출증가율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50만5000원을 제시했다.
상반기에는 전기차 회사의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한 배터리 생산량 저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문제가 있어 상반기 실적을 본 후 투자에 나서라는 조언도 나온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소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수익성 압박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가도 이와 연동해 움직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분기별 실적을 확인한 후 불확실성이 해소된 시점에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게 현재로서는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수급 이슈와 니켈 등 원자재 값 상승으로 단기간 실적은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이후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시차를 두고 장기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52만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