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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말고 채린이?' 개인, 올해만 채권 13조 샀다

  • 2022.09.22(목) 07:28

이달까지 순매수액 작년 3배…고금리·안정성 매력
월이자 주고 채권 ETF도…업계 투심잡기 한창

채권시장에 동학개미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채권금리가 덩달아 뛴 데다 대외 변동성과 경기침체 우려에 대응하는 안전자산으로서의 장점이 부각되면서다. 

금융투자업계도 늘어나는 채권 수요에 분주하다. 증권사들은 이자를 월마다 주는 채권을 선보이는 등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는가 하면 모바일 앱에서 버튼 하나로 해외채권을 살 수 있게 편의성을 높여 투심 잡기에 한창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회사채 중심 순매수 역대급…"흡사 채권시장판 동학개미운동"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들어 장외 채권시장에서 13조1183억원어치(지난 20일 기준)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는 작년 한해(4조5675억원)의 3배에 가까운 수치로 금투협이 채권거래 현황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다.

채권종류별로는 회사채가 5조690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은행을 제외한 금융채도 4조1659억원이나 사들였다. 국채 1조6564억원, 특수채 8265억원 등에도 돈이 몰렸다. 

최근 국내 증시 이탈 움직임을 보이는 동학개미가 유독 채권에 러브콜을 보내는 건 기준금리 인상에 채권금리도 같이 상승해서다. 실제 대표적인 단기물인 3년 만기 국고채는 20일 연 3.823%의 금리에 장을 끝내며 2011년 8월3일(연 3.87%)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외에도 2년물, 30년물, 50년물이 모두 연고점을 새로 썼다. AAA급 우량 회사채 금리 또한 최근 연 4%를 웃돌고 있다. 웬만한 은행 예·적금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채권은 만기일까지 발행주체인 국가나 공공기관, 기업 등이 망하지만 않으면 투자자가 원금과 이자(표면이자율)를 모두 가져가는 안전자산이다. 금리와 채권값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금리가 오르면 저가에 사둔 뒤 하락기에 팔아 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원래도 채권은 숱한 포트폴리오에 필수로 담기는 자산이었다. 하지만 그간 저금리 기조에서는 은행 예·적금 대비 금리 경쟁력이 없어 투자 유인이 크지 못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고금리에다 안정성까지 갖췄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앞으로 얼마나 더 조정될지 모르는 부동산 및 주식시장보다 투자 매력도가 훨씬 커졌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채권시장 수급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주체는 단연 개인투자자"라며 "다른 투자주체들과 비교가 될 정도로 폭발적인 잔고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물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기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정기예금보다 1%포인트 이상의 금리 매력과 액면가 이하의 절세 투자 매력이 개인투자자들을 채권시장으로 모으고 있다"며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소화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증시를 달궜던 동학개미운동의 재연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정기예금보다 나은 월 지급식 채권…MTS로 투자도 쉬워져

증권사들은 이처럼 폭증한 채권 수요에 상품 라인업을 새로 짜고, 모바일 거래로 투자 편의성을 높이는 등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국내 증권사 최초로 월이자 지급 채권을 판매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AA)이 발행한 만기 1~3년, 세전 수익률 연 3.7~4.4%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로 지난달 1400억원어치가 완판됐다. 대략 1억원을 투자하면 1년간 매달 세후 약 30만원을 수령할 수 있는 채권이다. 

한국투자증권도 뒤이어 롯데캐피탈(AA-), 엠캐피탈(A-), 오케이캐피탈(A-) 등 800억원 규모의 월지급식 채권을 팔기 시작했다. 롯데캐피탈의 세전 이율은 연 4.60%, 엠캐피탈은 연 5.02%(비대면 뱅키스 전용), 오케이캐피탈은 최대 연 5.21%다. 키움증권은 세전 연 4.48%의 이자를 월마다 주는 메리츠캐피탈 여전채를 이달부터 판매하고 있다. 

그간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사활을 걸던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부쩍 채권 ETF를 출시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채권 ETF 라인업을 보유한 KB자산운용을 필두로, 신한자산운용이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에 각각 투자하는 'SOL 국고채3년', 'SOL 국고채10년'을 이달 6일 상장시켰다. 앞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단독으로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하는 'KOSEF 물가채KIS'를 지난 5월 선보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채권투자에 대한 장벽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증권사들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 회사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채권을 살 수 있게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해외채권 모바일 거래를 이달 론칭했다. 서비스 일주일 만에 판매규모가 6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급등으로 절대금리 매력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에 리테일 수요는 장기 고금리 채권 또는 절세 목적의 우량 단기채권을 중심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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