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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줍줍]카카오뱅크는 은행이 맞았다

  • 2022.09.29(목) 17:26

플랫폼 관련 성장주로 고평가된 카뱅
기존 은행과 차별화 실패, 주가 약세 지속

지난해 기업공개(IPO)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들어 실적이 둔화하면서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공모가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주가가 내려가면서 상장 당시 책정된 공모가가 고평가됐다고 분석했었던 증권사 리포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연구원은 공모가 대비 낮은 수준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는데, 현재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내리막길 걷는 카뱅…뚜렷한 성장성 못 보인 탓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만600원으로 전일 대비 5.94% 하락했다. 지난해 8월 최고가를 기록한 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13일 공모가인 3만9000원 수성도 실패했다. 최근에는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2만원대도 위태로운 상황까지 내려왔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특히 올들어 금리 인상, 부진한 실적, 카카오톡 송금 금지 이슈, 오버행 물량 출회 등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8월18일 장중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새로 발표되며 카카오톡 송금이 금지된다는 내용이 보도됐고 이날 주가는 3.7% 하락했다.

이어 18일 장마감후 카카오뱅크 지분 8%를 보유한 KB국민은행이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매도했다. KB국민은행은 1476만주를 주당 2만8704원에 팔아치웠고, 19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8.17% 급락했다.

여러 악재가 이어졌지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 주가 부진의 핵심은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에서 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대비 고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플랫폼을 통한 고성장에 대한 기대치였다. 하지만 플랫폼 수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기존 은행과 차별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분기 전년동기대비 17.7% 줄어든 5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은행의 전통적인 수익인 이자수익은 2172억원으로 53.5%나 늘어났지만, 플랫폼 수익은 216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4.9% 줄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서도 알 수 있듯 기존 은행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장성과 더 낮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며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 시장에서 부여했던 높은 밸류에이션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당화하기 어려워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은행주 투자 포인트중 하나인 배당금이 없다는 점도 카카오뱅크 가치를 낮추는 요인이다. 은행주 평균 기대 배당수익률은 약 6.7%에 달하는데 카카오뱅크는 배당금 지급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재평가되는 1년전 보고서

지난해 상장 당시 카카오뱅크는 전통 은행주보다는 성장주, 금융 플랫폼 관련주라는 정체성이 강조됐다. 지난해 8월 6일 카카오뱅크는 상장일 시초가 5만3700원으로 시작해 6만9800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공모가와 비교하면 첫날 주가가 79%나 상승한 셈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카카오뱅크 주가가 2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발간된 리포트가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해 7월26일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가 상장하기 전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제시하면서 매도의견을 냈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을 활용해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3만9000원이라는 공모가는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가격이라는 분석이었다.

당시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만 추가적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 높은 대출 성장 지속 등 실현하기 쉽지 않은 과제가 많다"고 분석했었다.

그러면서 "국내 은행이 높은 대출 성장으로 인해 가장 높은 프리미엄을 받았던 지난 2006~2008년 주가순자산비율(PBR) 2.0배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시 자본총계에 PBR 2.0배를 적용한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제시했었다. 29일 카카오뱅크의 PBR은 1.88배다. 

한편 김인 연구원은 지난 1월 이후 카카오뱅크를 분석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는 "분석대상에서 제외한 만큼 카카오뱅크와 관련한 코멘트를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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