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를 쏟아내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 움직임과 관계없이 매달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월배당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월배당 ETF는 투자하는 자산과 전략에 따라 매달 지급받는 배당금이 다르고, 장기 성과에서도 차이가 난다. 따라서 상품별 비교도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배당소득과 자본차익 중 하나에 초점을 맞춰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꾸준한 배당금에 집중한다면 '커버드콜'
운용사들은 최근 새로운 월배당 ETF 상품을 내놓거나 기존 상품의 분배금 주기를 월 단위로 줄이며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분배금 지급 주기가 월 단위인 월배당 ETF는 현재 13종목이다. 각 상품마다 다른 투자전략을 써서 월 분배금이나 종목 가격 변동성이 다르다.
먼저 분배율에서 차이가 난다. 지난달 분배금 지급 기준으로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ETF의 분배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에서 받는 배당금 외에 파생구조를 통해 부가적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커버드콜 전략은 현물 주식을 사고 동시에 같은 규모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콜옵션 매도로 프리미엄 수익을 거두면서 주가 상승시 콜옵션 매수자의 권리 행사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현물 주식 구매로 '커버'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에는 4개의 커버드콜 월배당 상품이 상장돼 있다. 코스피200 지수에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종목으로는 'TIGER 200커버드콜5%OTM', 'TIGER 200커버드콜ATM',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이 있다. 최근에는 미국 나스닥 지수에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이 출시됐다.
옵션 프리미엄으로 얻는 추가 수익이 배당금 재원이 되는 커버드콜 ETF는 지금처럼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시장이 상승할 때 상품 가격 상승에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시세차익은 거두기 어렵다.
장기 성과 기대하면 '대표지수'
배당금에 중점을 둔 투자자라면 커버드콜 ETF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으나 시세차익을 함께 노리길 원하는 투자자들이라면 시장 대표지수 등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 적합하다.
실제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과 TIGER 200커버드콜ATM의 지난 3년 성과는 각각 -6.47%, -4.11%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반면 분배율은 낮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등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의 장기 성과는 우수했다. 'TIGER 미국다우존스30'의 3년 수익률은 8.94%였다.
각 상품의 장점을 이용하는 액티브 ETF도 최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는 배당 성장주 투자와 함께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한다.
커버드콜 전략을 기본으로 하지만 액티브 ETF인만큼 주가 상승기에는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차익을 노릴 수 있다. 다만 개별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대표지수 상품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낮다.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TF도 등장했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는 국내 고배당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상승장에선 시장주도 종목 비중을 늘리고 하락장에선 배당주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안정적 배당에 과세 혜택 받는 '리츠'
전통적인 인컴자산에 투자해 월배당을 추구하는 상품도 있다. 부동산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ETF인 'KODEX 다우존스미국리츠(H)',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 'KODEX TSE일본리츠(H)' 등이다. 또 리츠를 포함해 채권, 배당주에 분산 투자하는 'TIGER 글로벌멀티에셋TIF액티브'도 있다.
리츠 ETF 3종목의 지난달 분배율을 보면 일본 리츠에 투자하는 상품의 분배율이 가장 높다. 미국 리츠 2종목의 분배율은 비슷하다.
주목할 점은 리츠 ETF의 경우 다른 ETF와 다르게 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타 주식형 ETF의 경우 배당소득세로 15.4%가 과세되지만 리츠 ETF는 부동산펀드에 속해 9.9%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월배당 ETF가 상장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투자 성향과 목적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다. 커버드콜 ETF의 경우 분배금 안정성이 높지만 장기투자시 시세차익 기댓값이 낮고, 주식형 ETF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분배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은퇴 생활자는 배당에 초점이 맞춰진 커버드콜 ETF나 리츠 ETF에 투자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자산 증식이 필요한 투자자의 경우 대표지수나 배당주에 투자하는 ETF를 선택해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 증식이 필요한 투자자가 월배당 ETF에 투자할시 분배금을 활용한 재투자 전략을 활용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월배당 ETF에서 나온 분배금으로 시장 대표지수나 평소 눈여겨본 업종 ETF를 매달 꼬박꼬박 매수하는 이중적 투자 포트폴리오도 고려할만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