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증시 속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배당형 투자 상품이 인기몰이 중이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미국 배당성장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놨다. 배당수익과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통해 연 5%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미국 앰플리파이와 첫 협업 상품
삼성운용은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삼성 KODEX 미국 배당프리미엄 액티브 ETF' 신규 상장 기념 간담회를 개최했다.
삼성 KODEX 미국 배당프리미엄 액티브 ETF는 삼성운용이 파트너사인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와 협업을 통해 국내에 출시한 첫 상품이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운용은 앰플리파이의 지분 20%를 인수하고 아시아시장 ETF 독점 공급권을 따냈다.
상품의 모티브는 운용자산(AUM) 규모가 18억달러에 달하는 앰플리파이의 대표 상품인 'CWP 인핸스드 디비던드 인컴 ETF'(DIVO ETF)다.
KODEX 미국 배당프리미엄 액티브 ETF는 미국 상장기업중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월배당 상품이다. 포트폴리오는 배당성장 기업과 배당프리미엄 ETF 60~100%, 개별 주식 콜옵션 최대 40%, 현금 10%로 구성된다. 개별 종목은 비자, 존슨앤존슨 등 배당주을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성장주들도 포함하고 있다. 다만, 고배당에 치중돼 성장이 정체된 종목은 제외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상품 소개를 맡은 정재욱 삼성운용 ETF운용3팀장은 "산업이 성숙기에 이른 기업은 벌어들인 이익을 투자보다는 배당에 소진한다"며 "배당이 높은 종목은 성장성이 둔화된 종목으로 판단되므로 주가도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월배당 ETF는 최근 국내외 증시 부진 속 배당 상품의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앞서 삼성운용은 'KODEX 다우존스미국리츠(H) ETF'와 'KODEX TSE일본리츠(H) ETF' 등 해외 리츠 ETF을 배당지급 주기를 월 단위로 변경하기로 했다.
'옵션 프리미엄'으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삼성운용은 삼성 KODEX 미국 배당프리미엄 액티브 ETF 운용에 있어 단순히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뿐 아니라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활용하는, 이른바 '커버드콜 전략'으로 배당 재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커버드콜 전략이란, 현물 자산을 매수하고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투자법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콜옵션 매도자의 손실이 무한대로 늘어나기 때문에 주식 매수로 손실분을 커버한다.
기존에도 커버드콜 전략을 적용한 투자 상품은 존재했지만, 개별 주식에 대해 콜옵션 매도를 활용하는 건 KODEX 미국 배당프리미엄 액티브 ETF가 국내 최초다. 개별 종목에 전략을 적용하게 되면 콜옵션 매도로 받게 되는 프리미엄도 각각 다르다. 경우에 따라 옵션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대신 시장 상승에 따른 수익을 전략적으로 추구할 수도 있다. 꾸준히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변동성 완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정재욱 팀장은 "옵션 프리미엄 전략을 취한 이유중 하나는 지금처럼 변동성이 높은 주식시장에서 위험 대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배당성장주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만큼 커버드콜 전략과 궁합이 잘 맞다"고 설명했다.
배당은 매월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확정되며, 11월 초부터 매월 2영업일에 지급될 예정이다.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배당기준일의 직전영업일까지 상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삼성운용은 앰플리파이의 DIVO ETF의 역사적 흐름을 감안할 때 현 주가 수준을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연 5~6%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상품의 타깃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다. 김두남 삼성운용 ETF사업부문장은 "주식이 상당 부분 포함됐지만 커버드콜 전략을 통해 변동성을 절반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은퇴자금 인출시기에 도달한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운용은 이르면 11월 만기확정 채권형 ETF의 상품을 상장할 계획이다. 만기까지 상품을 보유할 경우 보장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ETF는 원래 존속기한을 지정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한국거래소가 지난 7월 상장규정 및 시행세칙 개정을 예고하면서 만기가 있는 채권형 ETF의 상장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