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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저평가 해소' 과제 풀까

  • 2022.11.18(금) 14:22

21일 글로벌 세그먼트 지수 산출 발표
"ESG 평가 기준 부담, 유인책 보완 필요"

한국거래소가 1년 넘게 준비해온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글로벌 세그먼트는 시가총액 기준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허들을 넘은 코스닥 상장사들로 꾸려지고, 이들로 구성된 세그먼트 지수도 산출한다. 그간 코스피 2부 시장으로 취급받던 코스닥 시장의 저평가 해소와 투자 활성화 등이 기대된다.

그러나 정작 코스닥 상장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을 위한 충족 요건이 까다로운 데 비해 편입 기업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다소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글로벌 세그먼트의 안착을 위해 실질적인 유인책이 더해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 전경/사진=비즈니스워치

야심차게 준비한 KRX표 글로벌 세그먼트

한국거래소는 오는 20일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기업을 확정하고 21일 관련 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되기 위해선 일반 기업은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바이오기업은 시가총액 1조원, 자기자본 1000억원을 넘어야 한다. 이밖에 지배구조, 기업건전성, 회계투명성, 경영진 도덕성 등 ESG 요소들이 평가 기준으로 제시됐다. 기존 코스닥 대표지수인 코스닥150과 달리 기업들이 직접 신청하면 거래소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 여부가 결정된다. 

기업 선정은 올해 8월 말을 기준으로 하며, 증권가에서는 약 60곳의 종목이 글로벌 세그먼트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업종별로 정보기술(IT) 26개, 헬스케어 9개, 커뮤니케이션 9개, 소비재 6개, 산업재 5개, 소재 2개, 금융 2개가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총 중심으로 구성된 코스닥150과 비교했을 때 바이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소 낮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기업들의 요건 미달 가능성을 보완하기 위해 기술력 관련 항목이 추가됐지만 시장 대표지수와 비교해 헬스케어 업종 비중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1500개가 넘는 코스닥 상장사 중 상위 5% 내외의 기업들로 추려지는 만큼 우량 기업들의 코스닥 잔류와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최 연구원은 "최근 시장 환경에서 실질적인 매출이 부재한 가운데 성장 가능성만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어려워졌다"며 "소수 우량 기업으로 구성된 세그먼트는 투자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착 위해선 인센티브 강화 필요" 

글로벌 세그먼트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선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치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코스닥 상장사들은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필요성에 의구심을 품는 분위기다. 상장사들이 새롭게 편입되거나 지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높은 ESG 평가 기준을 뚫어야 하는 부담이 큰 탓이다. 기업이 글로벌 세그먼트에 남아있기 위해선 매년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기업지배구조 점수가 기준치를 미달하거나 기업 건전성 훼손 사유가 발생하면 지정이 취소된다. 

한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시총 상위 10개 기업들의 경우 기관 투자 유치가 문제 없는데 굳이 세그먼트에 들어갈 필요성을 느끼진 않을 것"이라며 "세그먼트 편입을 위해 기업지배구조 평가를 받았다가 되레 부정적인 낙인이 찍힐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편입 기업을 위한 '당근' 즉,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거래소는 지정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설명(IR) 행사 개최, 국문공시의 영문번역 서비스 제공, 상장수수료 및 연부과금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는데 이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실제 편입 종목에 어떤 인센티브가 주어지는지 시장이 확인하면 세그먼트 운영에 있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앞으로 편입 종목들에 주어지는 혜택을 어떻게 더 보완하고 늘려갈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지수를 만드는 시도는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입장에서 주요 연기금과 협업하는 작업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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