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직접 방문하고, 대행업체 늘리고…SM 주총 표심 잡기 총력

  • 2023.03.10(금) 10:48

SM엔터 이사회 vs 하이브.. 투자자 찾아 의결권 위임 요청
이론적으론 양측 이사후보 18명전원 이사회 입성도 가능
의결권자문사 입장도 관건... 일부 기관 의결권포기 가능성

최근 카카오의 공개매수 선언으로 SM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 인수전 규모가 조 단위로 확 불어난 가운데,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SM엔터 현 경영진(이하 이사회)과 하이브의 의결권 전쟁도 치열하게 전개중이다.

양측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를 늘리는 동시에 기관투자자 등 주주들과 직접 접촉하며 경쟁적으로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기관에 직접 호소...주총 표심 잡기 총력전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M엔터 이사회와 하이브는 각각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고 있다. 

SM엔터 이사진을 대거 선임하는 31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우군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하이브와 카카오가 벌이고 있는 지분 경쟁과는 또다른 싸움이다.

이번 정기주총의 의결권 기준일은 작년 12월말이다. 당시 주식을 갖고 있던 주주들이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하이브가 유리하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과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며 이 전 총괄의 의결권도 위임받았기 때문이다. 즉 18.4%는 확보한 셈이다.

반면 SM엔터 이사회가 쥔 의결권은 우호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을 포함해도 1%대에 불과하다. 이사회를 지원하는 카카오가 최근 2월말~3월초 확보한 지분은 정기주총 의결권 대상이 아니며, 현재 진행중인 공개매수 과정에서 확보할 지분도 별도 위임을 받지 않는 이상 정기주총 의결권과 무관하다. 

이때문에 SM엔터 이사회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를 대폭 늘렸다. 이사회가 지정한 의결권 대행 업체는  7곳이다.

당초 케이디엠메가홀딩스, 비사이드코리아, 머로우소달리코리아, 씨지트러스트, 제이스에스에스, 리앤모어 등 6곳을 선정했지만 외국계인 조지슨 LLC를 추가했다. 외국인 투자자를 공략하려는 목적이다. 

이에 맞서는 하이브도 의결권 대행 업체로 위스컴퍼니웍스만 등록했다가 엔비파트너스를 추가로 선정했다. 주주들이 이들에게 의결권을 위임하면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자동으로 투표가 이뤄진다. 

양측은 전자 위임 사이트를 열기도 했다. SM엔터 이사회는 '세이브 SM 3.0', 하이브는 'SM 위드 하이브'라는 전자 위임 사이트를 각각 오픈했다. SM엔터는 주주명부를 활용해 소액주주들에게도 우편으로 주주서한을 보내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고 했다. 

이사후보만 18명... '적과의 동침' 피하려면

오는 31일 SM엔터 정기주총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은 이사선임이다. SM엔터 이사회를 구성하는 등기임원 전원이 교체 대상이다. 

SM엔터 현 이사회 측은 장철혁 SM엔터 CFO, 김지원 SM엔터 마케팅센터장, 최정민 SM엔터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 등 3명의 사내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이밖에 사외이사 6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후보로 올렸다.

하이브는 주주제안을 통해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제안했다. 아울러 3명의 사외이사 후보,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를 올렸다. 각각 총 11명, 7명의 후보를 올렸다. 

이사 선임은 일반결의 사안이므로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출석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한다.

SM엔터는 정관상 이사 수가 3명 이상이며 사외이사 수가 이사 총수의 4분의 1이상 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이사 수 상한선을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론 양측이 올린 이사 후보 18명 모두 이사회에 입성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적과의 동침'으로 카카오와 하이브 모두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양측이 각각 원하는 이사회를 꾸리기 위해선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표심을 잡아야 한다.

의결권 자문회사들의 의견에도 눈길이 쏠린다. 자문회사들은 통상 주총 개최일 1~2주 전에 의견을 고객사(기관투자자)에 전달한다. 어느 한쪽도 확실하게 최대주주 지위를 굳히지 못한 가운데 의결권 자문기구의 보고서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 표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정기 주총때 SM엔터 경영진과 당시 반대편에 있었던 얼라인파트너스가 감사 선임안을 두고 맞붙자, 글로벌 의결권자문기구인 ISS를 필두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한국ESG연구소 등이 일제히 얼라인파트너스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얼라인파트너스 측이 추천한 곽준호 감사가 선임되는데 힘을 실어줬다. 

일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선 의결권 포기를 검토중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입장에선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비싸게 지분을 사준다고 약속하는 쪽으로 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며 "만일 양쪽이 똑같은 가격을 제시하게 된다면 어느 한쪽 편을 들어주기 애매해 의결권을 아예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