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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주주들 '배당잔치'에 동의하지 않았다

  • 2023.03.28(화) 18:24

KT&G 주총 표대결 사측 '완승'…이변은 없었다
펀드측 1만원 배당 부결, 사측 5천원 배당 통과

KT&G의 대다수 주주들은 '배당잔치'에 표를 던지지 않았다.

28일 대전시 대덕구 KT&G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안다자산운영이 제안한 주당 1만원 배당안이 부결됐다. 대신 사측이 제안한 주당 5000원 배당 안건이 68.1%의 찬성을 받으며 통과됐다. 이 자산운영사는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이 2조원에 달한다"며 추가 배당을 요구했지만, 주주들은 배당잔치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표를 던졌다.

1시간 30분 늦게 열린 주총…팽팽한 긴장감

이날 주총이 열린 인재개발원 현장은 오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오전 10시 예정이었던 주총은 오후 11시30분이 넘어서야 시작됐다. 정확히 의결권을 집결하기 위해서였다.

주총장에선 백복인 KT&G 대표에게 "자선사업 하는 것이 아닌데 영업이익도 잘나와야 하지 않겠냐"는 날선 질문을 던진 주주도 있었다.

주총장 밖도 시끄러웠다. 인재개발원 앞에서는 행동주의 펀드를 반대하는 노조 농성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조는 "투기자본을 대변하는 사외이사 결사반대"라고 주장했다.

KT&G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대전시 소재 KT&G 인재개발원 / 사진=이용준 기자

싱겁게 끝난 표대결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행동주의펀드와 사측의 첨예한 표 대결은 없었다. FCP 측의 소액주주 의결권 위임이 부족했고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이 사측 손을 들어주면서다.

이날 행동주의펀드 안다자산운용과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제안한 안건중 △분기배당 신설의 건 △부칙 등 2건만 통과됐다. 분기배당 신설은 사측도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됐고 부칙은 변경된 정관 시행일을 단순 상정하는 안건이었다. 이 밖에 △배당금 증액 △자사주 소각 및 취득 △사외이사 증원 및 선임 건 등 주요 안건은 사측 의견이 통과됐다. 사실상 행동주의펀드가 완패한 것이다. 

안건별로 보면 배당금은 KT&G가 제안한 주당 5000원 안건이 통과됐다. 찬성표 68.1%를 받으면서 압도적인 표차를 냈다. 안다자산운용과 FCP가 각각 제안한 주당 7867원, 1만원 안건은 찬성표 1.5%, 32.2%에 그쳤다. FCP 측은 "KT&G가 15년 동안 쌓아둔 별도 적립금과 이익잉여금을 더하면 7조원에 달한다"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주주배당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사외이사 수도 기존 6명이 유지됐다. 표결 전 박철홍 안다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민영화된 국영기업에 대한 외부 영향력을 막기 위해선 주주들이 제안하는 사외이사 후보가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사측 인사인 김명철 KT&G 이사회 의장과 고윤성 한국외대 경영대학 교수가 각각 6494만, 6331만 여표를 받으며 선임됐다. FCP 측 인사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는 2610만표 , 안다자산운용 측 인사 김도린 전 루이비통 코리아 전무는 1558만을 받으면서 부결됐다. '차석용 매직'이 KT&G에선 통하지 않은 셈이다.

KT&G는 앞서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KT&G 지분은 7.1%다. 이외 사측 지분은 △사내근로복지기금 3.2% △우리사주조합 3% △복지재단 2.2% 등이다. 이에 맞서 행동주의펀드들은 소액주주들 의결권을 20% 가량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상현 FCP 대표는 "위임받은 의결권은 아직 집계중"이라면서도 "약 20%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백복인 KT&G 사장은 "앞으로도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장기적 관점의 성장투자와 기술 혁신, 공격적인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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