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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카카오페이증권 종토방 키운 '춘식이의 고구마'

  • 2023.05.30(화) 08:30

카카오페이증권 해외주식 이벤트 TF팀 인터뷰
고구마 이벤트로 종목토론방 참여자 3배 증가

춘식이 고구마. 모두 주식과는 관계없는 키워드다.

딱딱한 주식을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버무린 건 카카오페이증권 내 해외주식 이벤트 기획 태스크포스(TF)였다. 7명의 팀원들이 머리를 모아 3개월 간 준비한 이벤트인 '고구마줄게 주식다오'는 열렬한 성원 속 시즌 2까지 진행했다. '공짜로 주식을 준다'는 소식에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각종 짠테크 카페에서 이벤트 참여 방법에 대한 문의가 시끌시끌했다.

시즌 1, 2 동안 참여인원은 100만명에 달했으며 그 기간 동안 토론방 이용자 수는 3배나 증가했다. 비즈워치는 초여름 5월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카카오페이증권 직원들을 만나봤다. 

이날 인터뷰는 실무진의 간략한 자기소개로 시작했다. 프로덕트매니저 '제이'(이재이)와 마케터 '제나'(허지영), 프로덕트디자이너 '조디'(조민형), 서버개발자 '멈블'(김만수). 모두 영어 이름이었다. 물론 대외직함도 따로있다. 그러나 사내에서는 서로의 영어 이름을 부르는 일이 익숙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글 이름은 낯설다고 입을 모았다. 모두 증권이나 금융 업종과는 관계없는 IT회사 출신이다. 

이들은 모두 작년 카카오페이증권 소속이 됐다. 이중 작년 6월에 입사한 이재이 프로덕트 매니저를 제외하면 3명은 카카오페이로 입사해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넘어온 직원들이다. 모회사 카카오페이보다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란 기대감을 품고 카카오페이증권으로 하나둘 모였다.

좌측부터 허지영 카카오페이증권 마케터, 조민형 프로덕트디자이너, 이재이 프로덕트매니저, 김만수 서버개발자/사진=카카오페이증권

초보 개미를 주식세계로 끌어들인 고구마

지난 4월 카카오페이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 1주년을 맞아 해외주식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외주식은 온라인 증권사들이 모두 주목하는 분야다. 국내 주식과 달리 신규 투자자를 끌어오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증권은 미국 증권사인 시버트파이낸셜의 인수 작업을 착실히 진행 중이다. 올해 시작한 애프터마켓 서비스 역시 시버트와의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벤트 이름은 '고구마 줄게 주식다오'. 이름만 보면 고구마와 주식의 연관성에 의문을 갖게 된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스토리는 이러하다. 춘식이는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인 라이언이 키우는 반려묘인데, 이용자가 따낸 고구마를 춘식이에게 주면 주식으로 랜덤으로 교환해준다는 컨셉이다. 

이용자가 고구마를 채취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처음 이벤트에 참여하면 고구마 1개를 받는다. 이후 퀴즈를 맞힐 때마다 고구마가 2배씩 늘어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테슬라를 선택하면 그날 밤 열린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맞히는 퀴즈다. 언뜻 쉬워보이지만 시즌 1에서는 만점을 받은 참여자가 한 명도 없었다. 해외 경제 뉴스와 그 기업의 실적 등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야만 정답을 맞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애프터마켓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시즌 2에서는 9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이중 6명이 20대였다. 허지영 마케터는 "2000년대생도 몇몇 있었어 놀랐다"고 귀띔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초기 단계부터 기획한 이재이 프로덕트매니저는 "단순히 퀴즈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페이증권의 서비스로 들어가는 진입점과 같은 역할을 만들고 싶었다"며 "퀴즈를 풀고 나서 페이 앱에 있는 종목토론방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까지 이어지도록 서비스를 만들려고 했다"고 전했다. 

타사 이벤트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게임 요소를 넣은 것 역시 실무진의 아이디어였다. 조민형 프로덕트디자이너는 "타사처럼 단순히 주식을 주는게 아니라 퀴즈를 맞추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라며 "투자가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퀴즈를 풀면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이벤트는 반복해서 접속해야하는 스킴이라 지루질 수 있다"며 "그래서 이것을 해소하고자 퀴즈를 맞히면 리워드를 2배로 준다거나 친구에게 공유하면 다음에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는 컨셉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벤트 이름을 지은 허지영 마케터는 "스킴이 정해진 후에 배너에 넣을 수 있는 이름을 정해야했다"며 "배너에 넣을 때는 글자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퀴즈를 풀어 고구마를 모으고 이것을 주식으로 바꾼다'는 내용을 집어넣되 간결한 제목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어릴 때 부른 두꺼비 집 노래가 생각났다. '춘식아 춘식아 고구마줄게 주식다오'라는 문장이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카카오톡을 채널로 이용하다보니 카카오톡에서 카카오페이앱으로 들어오는 과정을 매끄럽게 설계하는 것도 미션이었다.

김만수 서버개발자는 "실제로 카카오페이 앱에서도, 카카오톡으로도 들어올 수 있다 보니 개발의 영역에서는 구현이 복잡한 것이 많았다"며 "퀴즈 맞추기에 실패하면 카카오톡 친구에게 공유를 해야 다음에 또 참여할 수 있는데, 복잡한 과정을 감춰 사용자가 본연의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카카오페이증권

종토방 참여 3배, 관심종목 등록 2배 ↑

이번 이벤트는 실제 MTS 이용자 수를 끌어올리는데도 톡톡히 기여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종목토론방 참여자 수가 이전 대비 3배나 늘었고 관심종목 등록 건수도 배로 뛰었다. 초보 서학개미들이 자연스레 해외 기업과 주식거래에 관심을 갖도록 한 것이다. 

이재이 프로덕트매니저는 "1~2번 참여해 완주하는 비율이 높은 것을 보고 기대보다 충성도가 높은 서비스였구나 알 수 있었다" 며 "토론방 사용자 수 이벤트 전후 대비 3배 늘었고, 관심종목 등록 건수가 2배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허지영 마케터는 "시즌 2에서 1등을 한 이용자들을 보면 한 종목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종목을 선택해 퀴즈에 참여했다"며 "실적 시즌에 발표 일정 따라가며 여러 종목을 두루 살펴보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모션에서는 카카오톡을 거쳐 카카오페이앱에 들어온 이용자가 많았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재이 프로덕트매니저는 "다음 미션으로는 실제로 주식 서비스가 있는 카카오페이앱으로 직접 진입을 유도해 더욱 거래도 많이 하고 서비스 이용으로도 더 많이 이어질 수 있도록 개선하고 싶다"고 전했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빠르게 선보일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김만수 서버개발자는 "이번 프로모션처럼 종목을 맞추는 컨셉으로 모의투자 형태와 같은 프로모션 개발해 보면 재밌을 것 같다"며 "마케팅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의 니즈가 있을 때 처음부터 개발해야 하는 리소스를 효율화 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톡에서도 프로모션 참여 외에 간단한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이와함께 다른 프로모션도 준비 중이다. 

조민형 프로덕트디자이너는 "이번 이벤트와 같이 조금씩 예측 경험을 쌓다보면 언젠가 많은 분들이 일상에서 쉽고 손쉽게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번처럼 모두의 투자 레벨을 상승시킬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 선보일 서비스에서 기존에 없던 특이하고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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