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토막 났던 증권사 순이익이 올해 1분기 들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채권 등 자기매매에서 수익을 시현하면서다. 다만, 부동산 시장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금융(IB) 부문 수수료는 50% 이상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60개사의 1분기 순이익 총합계는 3조 89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9.3%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0.3% 감소했으나 다시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이 자회사로부터 수취한 배당금 1조7000억원을 제외한 순이익 증가율은 8.4% 수준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8%(연환산 11.2%, 일회성 요인 제외)로 작년 1분기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자기매매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자기매매 손익은 3조21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5.1% 뛰었다. 채권관련손익과 펀드관련 손익이 플러스(+)로 전환하면서다.
다만 주가 반등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부채평가액이 늘어나 파생관련 손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주식관련 손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수수료수익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수수료수익은 2조776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9% 감소했다.
기업금융(IB)부문에서 51.7% 뒷걸음 치며 반토막 났다. 부동산 관련 투자와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되면서다. 자산관리부문 수수료도 펀드판매 감소 영향으로 17.2% 감소했다. 주식거래대금이 소폭 줄며 수탁수수료 역시 7.3% 줄었다.
기타자산손익은 8594억원으로 대손상각비 증가로 7.7%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는 인건비 감소로 2.3% 감소한 2조8432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순손실을 시현한 증권사는 10곳으로 전년동기대비 2곳 더 많아졌다.
증권사의 자산총액은 677조8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1.5% 증가했다. 자기매매‧위탁매매 관련 미수금과 채권보유액이 각각 145.6%, 4.6%씩 늘어난데 기인한다. 부채총액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매매거래 미지급금, 예수부채 등이 증가하며 12.8% 오른 59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말 자기자본 합계는 82조4000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2.9% 증가했다. 증권사 평균 순자본비율은 720.9%로 전년말 대비 15.0%포인트 뛰었다.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640.2%로 21.0%포인트 올랐다.
한편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둘러싼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 금리변동 등 잠재리스크 요인이 증권사 등의 수익성·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와 실효성 있는 비상대응계획 수립을 지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익스포져 부실이 증권회사 유동성‧건전성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 리스크 완화 조치를 적극 이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