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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FD 거래 '올스톱'…시장 존폐 우려도

  • 2023.06.08(목) 13:45

메리츠증권도 12일부터 기존계좌 거래 중단
거래재개 9월 예상, 시장은 대폭 위축 불가피

오는 12일부터 모든 증권사에서 차액결제거래(CFD) 신규 거래가 중단된다. 나홀로 기존 계좌 매매를 허용하던 메리츠증권이 금융당국과의 논의를 통해 전면 중단을 결정하면서다. 

/그래픽=비즈워치

13개사 모두 신규거래 '잠정 중단'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오는 12일부터 CFD 계좌의 신규 거래를 중단할 예정이다. 지난 2일 CFD 신규 계좌개설만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띄우고 기존 계좌를 통한 거래는 허용해왔으나 결국 이 역시 중단키로 결정한 것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기존 계좌의 거래를 중단할 시 민원이 제기될 수 있어 약관상 문제가 없는지 금융당국과 검토를 거쳤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신규 계좌개설은 물론 기존계좌를 이용한 신규 매수·매도 주문도 불가능해진다. 다만 기존 보유잔고의 청산거래는 허용한다. A종목에 매수포지션을 취하고 있었다면 이에 대한 매도 주문을 내는 것만 가능한 것이다. 

앞서 유안타증권도 오는 9일부터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CFD 신규 계좌개설 및 신규 주문을 잠정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따라 CFD 서비스를 제공하던 13개 증권사에서 모두 CFD 거래는 불가능해진다.

이번 주가조작 사태를 주도한 세력이 최대 2.5배의 레버리지가 가능한 CFD 서비스를 활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은 CFD 관련 규제를 대폭 손질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3개월 간 CFD 신규 거래를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재개 시에도 시장 5분의 1로 '확 준다'

앞으로 증권사들은 이전보다 CFD 잔고와 투자자를 까다롭게 관리해야 한다.

우선 거래 시스템에 실제투자자를 표기해야 한다. 이전엔 CFD 거래 투자자가 개인이 아닌 스와프계약을 체결한 외국계 증권사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개인'으로 잡히게 된다. 종목별 CFD 잔고를 공시하고 실제 투자자의 계좌정보를 한국거래소에 보고할 의무도 생겼다.

또 전문투자자 등록시 대면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2년마다 자격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오는 8월 입법 등의 조치가 마무리되고 이에 맞게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 서비스 재개 시점은 빨라야 개정 규정이 시행되는 9월이 될 전망이다.

CFD 투자자 문턱이 높아진 점 역시 증권사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한 개인전문투자자 요건 중 최근 5년 내 1년 이상 월말평균잔고 기준이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6배 높아졌다. 이에 따라 CFD 거래가 가능한 개인전문투자자 수는 종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게 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증권사들은 당국 지침대로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시장 규모가 감소한 만큼 기존에 서비스를 하지 않던 회사들이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시에 감독당국이 CFD 관련 전면 조사에 나서면서 금투업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 사태의 악몽을 되새김질 하는 '불건전 영업행위' 낙인이 찍힐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개인 전문투자자 진입요건 개선 당시, 전문투자자 관련 불건전 영업행위 제재조항을 신설한 바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CFD는 자산 은닉이나 세금 회피 목적으로 활용된 정황이 있다"며 "이는 의심거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2019년 당시 금융위가 전문투자자 요건을 완화했을 당시에도 개인에게 고난도 상품을 투자하도록 전문투자자 등록을 유인하는 건 불건전 영업행위라고 명확히 규정했다"면서 "당국이 관련 조사에서도 이 부분을 눈여겨 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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