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계좌의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점검 결과 불공정거래 의심 종목 및 연계 계좌가 특정된 가운데 이들 종목 및 계좌는 금융당국의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25일 한국거래소는 CFD 관련 계좌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한 결과 불공정거래혐의의심종목 및 연계 계좌군을 특정하고 금융당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4일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선광, 다우데이타, 삼천리, 하림지주, 세방, 다올투자증권 등 8종목에서 무더기 하한가가 나타났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SG증권 창구를 통해 대규모 매도물량이 쏟아진 점이었다.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물량이 나온 점에서 하한가의 원인은 CFD 계좌 반대매매로 알려졌다. 증거금 부족으로 반대매매 청산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CFD는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이에 따른 이익을 수취하는 거래 방식이다. 최소 증거금 40%만으로도 투자가 가능해 최대 2.5배 레버리지를 낼 수 있다.
하한가 사태 이후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말부터 2개월간 20명으로 구성된 CFD 특별점검단을 한시적으로 운영해 CFD 계좌를 분석했다. 특별점검단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 4월말까지 약 3년 4개월간 13개 국내증권사에 개설된 CFD 계좌 2만2522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CFD의 익명성을 활용한 미공개정보 이용행위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CFD가 가진 레버리지 특성을 활용해 투자 원금 대비 부당이득 규모가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세조종행위는 일반 위탁 계좌와 CFD 계좌의 역할 분담을 통해 이뤄졌음도 밝혀졌다. 시세조종 행위자는 5% 지분 공시를 적용받지 않는 CFD 계좌의 특성을 활용해 물량을 대량 매수한 뒤 일반 위탁 계좌를 통해 시세를 견인했다. 이렇게 주가가 상승하면 CFD 계좌에 있는 물량을 대량 매도해 부당이득을 얻었다.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호가가 제출되는 CFD 특성에 의해 매수가 유인된 사례도 있었다. CFD 계좌 주문은 외국인 또는 기관 매수로 시장에 드러나, 오인한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추종 매매를 이끌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상거래적출기준을 개선한 바에 따라 이번 CFD 계좌 점검도 장기적인 기간을 확인해 이상 거래를 확인했다"며 "점검 후 금융당국에 불공정거래 의심 종목 및 연계 계좌 군을 통보했고 금융당국의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