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증시 활황에도 정작 증권사들의 순이자이익은 뒷걸음 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은 늘었지만 금리상승으로 이자비용이 대폭 커진 탓이다.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은행채 발행 증가 등으로 금리 상승여력이 높은 가운데 증권사들이 짊어져야하는 이자비용 부담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자비용 뛰자 순이자이익 뒷걸음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기자본 2조원 이상 기준 10대 증권사의 1분기 순이자이익은 87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했다. 수익 대비 비용이 대폭 늘어나며 마진에 타격을 준 탓이다.
증권사들의 이자수익은 2조993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2조1174억원으로 155% 뛰었다. 증권사들의 이자비용은 차입금이자를 비롯해 사채이자, 환매조건부(RP) 이자 등으로 구성된다.
증권사들의 이자비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국 통화긴축으로 시중 금리가 급등하면서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다. 벤치마크인 미국채 10년 만기물 금리를 살펴보면 3월말 3.45%로 고점이었던 작년 10월 4.21%보다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당국의 증권사 이자율 인하 압박도 한몫했다. 올초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고금리 이자장사 관행을 개선하겠다며 이자율·수수료 관행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금리 불안정·경쟁심화에 부담은 여전
하반기에도 증권사들의 이자비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론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세수 펑크에 따른 추경 편성과 한전채, 은행채 발행물량 증가세가 공급 부담으로 돌아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월 3.2%대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소폭 상승해 3.5%대에 재진입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연준은 금리인상이 마무리 됐음을 시사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은행 유동성 경색 우려가 완화되고 부채한도 협상 타결, 견고한 경제지표 그리고 연준위원들의 추가 인상 발언이 이어지면서 연준의 추가 인상 기대감은 재차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6월 점도표에서 2023년 (정책금리 예상치) 중간값이 상향 조정되거나 혹은 상향 조정되지 않더라도 일부 위원들이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예상한다면, 7월 FOMC에서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이며 금리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최근 주가조작 사태로 증시 유입이 줄어든 가운데, 투자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증권사 간 이자율 눈치싸움도 심화돼 비용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례로 대신증권은 투자자가 1~7일 구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0%로 제시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놨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특히 신용거래 규모가 큰 대형사들이 쫓아가긴 쉽진 않겠지만 고객 관리 차원에서 실무부서가 인지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