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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삼성액티브운용, 1호 ETF로 바이오헬스케어 내민 까닭

  • 2023.10.04(수) 06:41

[비즈人워치]서범진 삼성액티브운용 전략솔루션 총괄 인터뷰
항암제·비만치료제·디지털의료 등 6개 테마 종목 선정
내년 유망 섹터는 반도체·AI…글로벌 테크주 ETF 준비

'독립.' 다른 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올 여름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모회사인 삼성자산운용으로부터 진짜 '독립'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해외주식형 펀드 운용 제한을 풀어주면서다. 이에 따라 그간 모회사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대신 운용해온 삼성액티브운용은 자체 브랜드 'KoAct' 이름을 내건 1호 상품을 내놨다.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는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다.

섹터 선정부터 종목 선별까지 상품 출시 전 과정을 주도한 이는 삼성액티브운용 홀로서기의 핵심 주역이기도 한 서범진 전략솔루션 총괄이다. 서범진 총괄이 자부한 차별화 포인트는 '포트폴리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이 포트폴리오 절반을 차지하는 기존 ETF와 달리 KoAct 바이오헬스케어 ETF는 항암제, 비만치료제 등의 테마와 관련된 종목을 담고 액티브 ETF의 장점을 살렸다.

그가 다음으로 눈여겨 보는 유망 섹터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이다. 내년 금리 상승이 마무리되면서 기업 투자가 활성화하고, 생성형 AI 활용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런 관측을 토대로 삼성액티브운용은 연내 글로벌 테크주에 투자하는 2호 상품을 기획 중이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전략솔루션 총괄/사진=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제공


시총 NO! 성장성 위주로 종목 담았다

비즈워치는 최근 서울 서초구 삼성액티브운용 본사에서 서범진 전략솔루션 총괄을 만났다. 이날은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가 상장한지 30여일째 된 날로 서범진 총괄은 아침 일찍 운용성과를 점검하는 회의에 참석한 뒤 인터뷰에 임했다.

서 총괄은 옛 대신투자신탁운용(현 대신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 경력을 시작해 대신증권, 하이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2017년 분사 이후 삼성액티브운용에서 그로쓰본부를 이끌었으며, 지금은 상품 기획부터 종목선정 등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서 총괄은 1호 상품으로 바이오헬스케어 테마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현재 한국은 고령 인구 비율이 10%대 중반이지만 1970년대생들이 60대로 들어서는 2030년에는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1인당 헬스케어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코로나19 시기에는 임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신약 개발 속도가 더뎠으나 AI 접목 등을 통해 속도가 빨라지고 전 세계 증시에서도 신약 관련 테마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의 경우 액티브 ETF로 투자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종목 구성과 비중을 조정해 성과를 높일 여지가 있다.

서 총괄은 "바이오헬스케어 테마 ETF 중 수탁고 1, 2등을 차지하는 상품은 KRX 헬스케어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다"며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비중이 45%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세 종목은 시가총액 변동이 없는 종목이다 보니 보험사 등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KoAct 바이오헬스케어ETF로) 넘어오는 수요도 있다"며 "예전에는 기관들이 코스피를 벤치마크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기관에서 유망하다고 보는 섹터의 ETF 투자 비중을 높이는게 트렌드"라고 전했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 ETF는 △항암제 △비만치료제 △알츠하이머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 △디지털의료 △의료기기 등 6개 테마를 기준으로 종목을 고른다. 임상 성과에 따라 흔들림이 잦은 점을 고려해 한 가지 테마로 치우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서 총괄은 "최근 외국 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람보다 AI가 MRI나 CT 영상을 보고 진단을 내릴 때 정확도가 더 높게 나왔다"며 "이에 디지털 AI로 대체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레카네맙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 판매가 가능해지고 삭센다 등 비만치료제도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최근 KoAct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유한양행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총괄은 내달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ESMO) 학회를 호재로 꼽았다. 글로벌 제약사 얀센은 이 학회에서 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의 병용 투여 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인데, 아스트라제네카(AZ)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의 대항마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그는 "폐암 환자 중 85%는 비소세포폐암으로 사망하는데, 현재 타그리소가 유일한 치료제로 시장 95%를 점유하고 있다"며 "중간 데이터 발표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투여가 타그리소보다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나오고 얀센의 마케팅력이 더해진다면 타그리스 매출의 10~30%를 뺏어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전략솔루션 총괄/사진=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제공

AI&반도체, 봄 온다

서 총괄은 내년에는 금리 상승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그는 "중국 소비 지표를 지켜봐야겠지만 D램 현물가가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감산을 대폭 추진 중인 만큼 내년 2~3분기에는 부족 사태가 분명히 올 것이고 그러면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와 AI 관련주는 중장기적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다. 그는 "엔비디아가 매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이유는 생성형 AI 트레이닝을 위한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며 "2025년경 트레이닝이 종료되고 이를 응용한 서비스가 나오면 서버 증설을 위한 D램의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액티브운용은 이런 전망을 기반으로 2호 상품을 준비 중이다. 서 총괄은 "하반기 중 글로벌 테크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액티브 ETF 분야에서 삼성액티브운용이 타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퇴직연금에 ETF를 담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장기 성장성이 높은 섹터를 선정해 상품을 기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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