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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다르다'...증권가 CEO 교체설 나오는 이유

  • 2023.10.31(화) 07:40

자기자본 상위 회사 CEO 16명, 임기만료 코앞
NH·KB·대신, 라임·옵티머스 제재 수위 촉각
채권 돌려막기·주가조작 연루 등 내부통제 책임론

증권사 인사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업황 위기에 대비해 대부분 연임으로 가닥을 잡았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일부 최고경영자(CEO) 교체설에 무게가 쏠리기 때문이다. 올 한해 증권업계에서 갖가지 불건전영업행위와 주가조작 연루 등 리스크관리 실패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조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 대두된다.

/그래픽=비즈워치

자기자본 기준 상위회사 26곳(외국계 제외) 중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기간 중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총 16명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 김병영 BNK투자증권 사장, 곽봉석 DB금융투자 사장, 김신·전우종 SK증권 사장,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 등은 연임과 교체의 갈림길에 섰다. 

임기 만료 예정자에는 장기 연임 CEO도 적지 않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2016년 말 첫 취임해 7연임 중이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내년 3월에도 연임에 성공하면 6번째 임기를 지내게 된다. 김신 SK증권 사장과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은 5연임에 도전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4연임을 앞뒀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제일 먼저 임원 교체를 택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현만 회장은 CEO직에서 물러나 고문직을 맡는다. 회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CEO를 선정할 예정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다른 증권사들도 CEO 교체를 통해 조직 쇄신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내달 금융위원회가 라임, 옵티머스 판매사 제재를 내달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최종 의결안은 정영채 사장과 박정림 사장 등 현직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사내이사인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도 징계 수위에 주목하고 있다. 임원제재는 △주의 △주의적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5단계인데,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능한 탓이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이들 세명에게 문책경고 처분을 내린바 있다. 

금융당국이 불공정영업행위에 대해 내부통제 실패 책임을 CEO에 지우겠다고 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하나증권, KB증권을 시작으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교보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채권 돌려막기 관행 관련해 금감원 검사를 받았다. 앞서 지난 7월 금감원은 증권사 CEO를 소집해 "더 이상 고객자산 관리‧운용과 관련한 위법행위를 실무자의 일탈이나 불가피한 영업관행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며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최고 경영진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임기 만료일을 1년 넘게 남겨놨지만 최근 감독당국의 표적이 되면서, 리더십이 휘청이는 곳들도 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사모 전환사채(CB) 기획검사 결과 임직원이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고, 상장사가 CB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의 활용처를 제한하는 등의 행위가 적발됐다. 금감원은 법규 위반 소지를 검토 후 엄정한 제재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이와 별도로 금감원 조사국에서는 이화전기 BW 매도와 관련해 메리츠증권의 불공정거래 의혹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지난 17일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거래정지 전 이화전기 유가증권을 추가로 인수했다"며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를 부인했다.

키움증권은 올해만 두 차례나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리면서 리스크관리에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라덕연 사태가 발생했을 때, 김익래 당시 다우키움 회장과 그의 친형은 주가조작 타깃 종목 중 하나인 다우데이타 주식을 사전 매도해 도마에 올랐다. 최근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서는 다른 증권사와 달리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면서 결과적으로 주가조작 세력의 창구로 활용됐다는 지적을 피할수 없게 됐다. 

회복이 더딘 실적도 증권사 전반에 부담이다. 상반기에는 2차전지 테마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세를 보였으나, 하반기에는 금리 상승세 영향으로 채권, 주식시장이 동반하락하고 부동산 경기도 부진하면서 어닝쇼크가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대 대형 증권사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기대비 2.3% 감소한 8097억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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