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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산하기관 사이트도 제대로 안내 못하는 행안부

  • 2024.07.10(수) 07:00

[버려진 공공사이트]⑤행안부 외청 도메인 실태
소방청 '119안심콜', 사용하지 않는 도메인 안내
경찰청 '스마트국민제보' 통폐합에도 기존 도메인 소개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도메인(domain), 즉 인터넷 주소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공공기관, 정부까지 모든 사회 주체들이 도메인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익숙함을 '이용'해 도메인을 '악용'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앞서 비즈워치는 금융감독원이 수십년간 사용하던 증권범죄신고센터(사이버캅, cybercop.or.kr)가 불법 도박사이트로 이어지는 모습을 포착, 이를 단독 보도했다. 이어 후속보도로 정부 및 공공기관의 도메인을 전수 조사해 관리 실태를 들여다봤다. 그 결과 도메인 관리는 비단 금감원만의 문제가 아닌 정부 및 공공기관 전역에 퍼져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편집자]

정부 공식누리집 검색서비스를 운영하는 행정안전부가 정작 산하기관 도메인(인터넷주소)조차 잘못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워치가 [버려진 공공사이트] 시리즈를 통해 보도하고 있는 정부의 도메인 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행정안전부가 공식누리집을 안내하는 사이트는 KRDS(Korea Design System)란 곳이다. 해당 사이트는 행안부가 공공사이트 및 어플리케이션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을 알리는 인터넷 페이지이며, 정부·공공기관 공식누리집을 검색하는 기능도 있다.

행정안전부가 KRDS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부기관 공식누리집 검색' 기능. 현재 행안부는 본지 보도 이후 내부 검토를 위해 해당 검색 기능을 잠정 폐쇄 조치했다. 따라서 지금은 KRDS에서 해당 검색 기능을 찾을 수 없다.

비즈워치는 지난 7월 4일자 [단독]불법도박·성인용품 사이트 안내하는 정부 공식 누리집 기사를 통해 행안부의 '정부기관 공식누리집 검색'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5826개의 누리집(홈페이지를 우리말로 순화한 단어) 전수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조사 결과 △사이트 접속 불가(365곳) △주소 잘못 표기(5곳) △불법도박·성인용품 사이트 연결(2곳) 등이 나왔다.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한 목록 가운데는 행안부 산하 외청인 소방청, 경찰청이 사용하던 도메인도 있다. 정부기관 공식누리집 검색사이트 관리주체인 행안부가 정작 산하기관 도메인도 정확하게 안내하지 못하는 것이다. 

행안부 산하 외청인 소방방재청(현 소방청)이 사용하던 'U119 시스템(유비쿼터스 119 신고 시스템)' 도메인(u119.nema.go.kr)이 대표적이다. 'U119 시스템'은 독거노인 등 사회취약계층이 심장발작 등 긴급한 상황에서 응급 호출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문제는 해당 도메인은 오랜기간 사용이 중단됐음에도 지금까지 행안부가 관리하는 정부기관 공식누리집 검색사이트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도메인이어서 접속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정부기관 공식누리집 검색사이트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사례다.

행안부의 또 다른 산하 외청인 경찰청이 지난 4월 안전신문고로 통합한 '스마트국민제보' 도메인(onetouch.police.go.kr) 역시 업데이트하지 않고 있다. 정부기관 공식누리집 검색사이트에선 지금도 사용 중단된 스마트국민제보 도메인을 안내 중이다.소방청 'U119 시스템'도 접속 불가능한 상태로 안내

소방방재청(현 소방청)은 지난 2006년부터 독거노인 안전관리 등을 목적으로 U119 사업을 추진했다. 다음해인 2007년부터는 보건복지가족부와 소방방재청이 합동으로 온라인 'U119 안심콜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 왔다.

행정안전부의 '정부공식 누리집 검색사이트'에서는 행안부의 산하 외청인 소방청의 'U119 시스템(유비쿼터스 119 신고 시스템)' 도메인(u119.nema.go.kr)이 잘못 안내되고 있다. 'U119'를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현재 사용 중인 새로운 도메인(u119.nfa.go.kr)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픽=비즈워치

소방방재청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발생 후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로 업무가 이관되며 폐지됐다. 이후 2017년 7월 소방청으로 새 출범했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nema.go.kr)도 소방청(www.nfa.go.kr)으로 개편했고, 자연스레 U119 안심콜 시스템 도메인도 'u119.nema.go.kr'에서 'u119.nfa.go.kr'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행안부는 지금도 과거의 도메인을 잘못 안내하고 있으며, 오히려 현재 사용 중인 도메인(u119.nfa.go.kr)은 안내조차 하지 않고 있다.

특히 현재 정부의 서비스와 정책 정보 등을 제공하는 '정부24'는 U119 안심콜 등록 도메인을 '안전신고센터(119.go.kr)'로 안내 중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U119 안심콜 시스템과 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를 통합할 예정이지만, 이 또한 행안부 누리집에는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안전신문고'로 통폐합된 사이트도 수정 없이 안내

행안부의 또 다른 외청인 경찰청에서 교통법규 위반 신고 시스템 사이트로 운영해 온 '스마트국민제보' 도메인(onetouch.police.go.kr) 역시 현재 접속이 불가한 상태로 정부공식 누리집 검색사이트에 등장한다.

지난 4월 행정안전부가 '스마트국민제보'를 '안전신문고'로 통폐합했지만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안전신문고에선 생활 속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신고할 수 있다. 이에 유사한 기능을 가진 누리집을 통폐합했다는 설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안전신문고와) 상대적으로 유사한 신고 기능의 스마트국민제보 이용은 미비해졌다"며 "오히려 국민이 어떤 신고 시스템을 이용해야 할지 혼선을 주고 행정처분이 지연되는 부작용도 발생, 안전신문고와 스마트국민제보 시스템을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에서 운용해 온 '스마트국민제보' 시스템은 지난 4월 통폐합됐지만, 행안부의 '정부기관 공식누리집 검색' 사이트에는 반영하지 않고 있다./그래픽=비즈워치

스마트국민제보는 경찰청에서 운영하던 사이트이고, 안전신문고는 행안부에서 운영한다. 

국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안전신문고와 스마트국민제보 시스템을 통합했다는 설명이지만, 정부 공식누리집 검색사이트에선 이미 폐지된 도메인을 소개하면서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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