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에서는 제약바이오 사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검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미국에서 관세가 면제된 제약바이오 제품에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상으로 2월 초부터 25% 관세 부과하겠다고 말했다"며 "이와 함께 관세 징수를 관리하는 별도 조직인 대외세입청(ERS) 설립에 대한 타당성 평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첫 타깃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엇나간 것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무역적자 비중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미국 전체 무역적자 중 중국의 비중은 2018년 47.7%에서 2024년 24.9%로 감소했다"며 "미국의 중국 무역규제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무역적자는 큰 폭으로 늘었다. 박 연구원은 "멕시코와 베트남,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는 더욱 늘었다"며 "2018년 무역적자 폭은 8700억달러(1246조원)에서 2024년 1조1577억달러(1657조원)로 악화했다"고 밝혔다.
한국도 관세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다. 그는 "한국과 대만도 대미 무역흑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현재 미국과 FTA를 체결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FTA를 손보겠다고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FTA 검토로 제약바이오 산업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바이오시밀러와 위탁생산(CMO) 제품은 미국에서 관세가 면제된 상태"라며 "보편 관세가 적용되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외 김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수혜가 선반영된 종목으로 △조선 △방산 △전력기기 △원자력 △인공지능(AI)을 지목했다. 반면 피해가 선반영된 종목은 △이차전지 △태양광 △자동차 △제약바이오 산업이며, 트럼프 수혜가 덜 반영된 종목으로는 △자율주행 △우주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