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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 잦을 때 됐다...거래소, 결산시즌 투자 주의보

  • 2026.02.26(목) 14:19

거래소 시감위 "조회공시, 시장경보 조치하고 기획감사도 실시"

무자본 인수합병으로 최대주주를 변경한 A기업은 며칠 사이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공시를 잇따라 내더니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신사업 추진을 위해 MOU를 체결한다는 언론보도로 주가가 더 오른 A기업은 갑자기 자기주식 처분결정을 내렸고, 최대주주 지분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마침 진행된 결산감사에선 '비적정' 감사의견으로 상폐 사유가 발생했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납기일은 무작정 연기됐다. 주가를 띄운 후 최대주주가 지분매각을 통해 차익만 실현한 후 상폐로 가는 전형적인 불공정거래 사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말 결산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인 3월을 전후로 이같은 불공정거래 사례가 집중된다.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은 감사의견을 받는 사례가 평소보다 늘어나는 것이다. 2024사업연도 결산시즌인 지난해 3월에도 코스피 14개사, 코스닥 43개사가 감사의견 미달을 통보받았다.

특히 올해부터는 코스닥시장의 부실기업 신속퇴출 등을 위해 상장폐지요건이 크게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26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12월 결산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시한을 맞아 투자 주의보(Investor Alert)를 발동했다. 한계기업의 특징과 불공정거래 사례 주요 유형을 확인해 투자판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다.

결산기에 자주 발생하는 특징 중 하나는 주가 및 거래량의 비정상적인 급변이다. 영업실적이나 재무구조가 취약한데도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주가나 거래량이 이유없이 급변하는 것이다. 심지어 악재성 실적 악화공시나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주가가 상승하는 비정상적 흐름도 나온다.

영업활동과 무관한 자금조달이 증가하기도 한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는 등 외부자금 조달을 시도하는데, 공시 이후 실제 자금납입이 지연되거나 철회되기도 한다.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기존 업종과 무관한 분야의 M&A를 추진한 후 다시 매각하는 등 일관성 없는 행보를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감사보고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 등과 의견차이가 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외부감사인이 감사의견 비적정을 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거나 최대주주 변동이 빈번해지는 등 지배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변경된 최대주주가 실제를 확인하기 어려운 투자조합이거나 비외감법인인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내부통제가 부실해 횡령과 배임이 발생할 위험성도 높다.

자금조달을 유도하기 위해 언론보도를 통해 신사업을 추진한다거나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등의 호재성 재료를 발표하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상으로 결산관련 미확인 풍문을 유포하기도 한다. 검증되지 않은 허위 과장성 정보로 자금이 조달되고 주가가 오를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불공정거래의 전형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크다.

시장감시위는 이렇게 주가나 거래량이 특별한 이유 없이 급변하는 경우 불공정거래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테마주를 형성하거나 사이버상 허위, 과장성 풍문을 유포해 시장질서를 교란한 혐의가 포착되면 즉시 '조회공시 요구'와 '시장경보 조치'하고, 관련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높은 종목에 대해서는 '기획감사'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시장감시위 관계자는 "기업의 재무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투자는 주가급락에 따른 손실뿐 아니라 상장폐지 등 불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투자 전 상장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한 후 신중히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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