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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과 소통하겠다" 네이버 '상생협의체' 만든다

  • 2013.07.29(월) 16:09

상생 방향 제시..전방위 비판 의식
정보·광고 분리.."함께가는 방안 고민"

국내 1위 검색포털 네이버가 협력업체와 상생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내놓았다. 중소 콘텐츠 업체들과 상설 소통 채널을 만들어 의견을 나누고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다만 기존에 나왔던 대책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고, 큰 방향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 인터넷 생태계 지원 펀드 조성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터넷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NHN은 먼저 협력사들과 실질적인 상생을 위해 '네이버 서비스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인터넷기업협회 등 관련 협회들과 함께 ‘벤처기업 상생협의체(가칭)’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골목 상권까지 유린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협력사와 소통의 장을 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NHN은 만화 콘텐츠 분야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비판을 의식, 사업에 뛰어들기 전에 인터넷 생태계에 미칠 파장을 미리 검토해보는 '서비스 영향 평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협력사와 제휴 계약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 제도'를 만들어 이른바 '을(乙)' 업체가 부당한 조건을 감수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벤처 창업 활성화와 콘텐츠 창작자 지원을 위해 각각 500억원 규모의 펀드도 마련할 계획이다. '검색 같은 광고'가 많다는 지적과 관련, 검색광고 표시를 개선해 광고와 정보가 혼동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음란물이나 아동 청소년에 유해한 이미지, 동영상 등 자료가 유통되지 않도록 필터링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바일메신저 '라인'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웹툰이나 게임 등 국내 콘텐츠 업체들이 해외로 뻗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소개했다.  이날 김상헌 NHN 대표는 "그동안 네이버는 끊임없이 경쟁만 해왔으나 이제는 주변 업체들과 함께 가는 방안을 고민할 시기가 된 것 같다"라며 "이를 다소 늦게 깨달은 것이 잘못"이라고 밝혔다.
 
◇ 비난 의식해 종합 대책 마련 
 
NHN이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은 네이버를 둘러싼 전방위적인 비난을 의식해서다. 네이버는 70% 이상의 검색시장 점유율을 등에 업고 부동산이나 웹툰 등 신 사업에 손을 대 중소 인터넷 기업들을 말라 죽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를 막기 위해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이른바 '네이버 규제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달부터 회사의 캐시카우이자 주력 사업인 '한게임'을 떼어내고 홀로서기에 나서게 되면서 진정한 검색업체로서 거듭나기 위한 포부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다만 NHN이 내놓은 대책은 기존 것과 크게 달라진 게 없고 구체적 방법도 마련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이전부터 '파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피부에 와닿는 내용은 없다는 지적이 나올 만 하다. 
 
이번에 발표한 상생협의체란 이름의 소통 채널은 지난 2010년에 NHN을 포함한 포털업체들과 중소 인터넷 업체가 함께 만든 '인터넷상생협의체'와 사실상 같은 모임이다. 이에 대해 NHN 관계자는 "이전에는 포털 업체들과 콘텐츠 업체들의 다자 대 다자간의 큰 채널이었다면 지금은 네이버와 각 콘텐츠 업체별로 세세하게 소통 채널을 만든다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검색결과와 광고를 혼동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도 실제로 어떻게 달라진다는 것인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이는 유관 부처와의 논의가 남아 있는데다 광고주의 이해 등이 얽혀 있어 아직까지 이해 당사자들을 모두 만족할 만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NHN 측도 이날 대책이 기대와 달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였던지 "지속적으로 대책을 내놓을테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오늘 같은 자리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자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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