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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영업정지]③이통사만 '남몰래 미소?'

  • 2014.03.07(금) 14:58

보조금 경쟁 완화로 마케팅 비용 굳어
실적개선에 긍정적..1위 사업자에 유리

'45일 영업정지'란 강도높은 처벌로 이동통신 시장에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다만 장기간 영업정지 제재가 오히려 이통사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있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보조금 출혈 경쟁이 줄어들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줄어, 결과적으로 실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프라고 때린 회초리가 약이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예상대로 이통 3사가 45일간 영업을 못하게 하는 내용의 사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오는 13일부터 5월18일까지 이통사들이 돌아가면서 각각 45일간 신규가입이나 번호이동을 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이번 영업정지 제재는 과거와 달리 2개 사업자가 동시에 사업이 정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전에는 사업자 한곳씩 돌아가면서 영업을 못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2개 사업자가 동시에 영업이 중단되고 나머지 사업자만 할 수 있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오히려 남의 고객 빼앗기 경쟁이 극성을 부리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강도높은 영업정지 제재로 이통사들이 장기간 영업에 나서지 못하면서 매출 자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휴대폰 판매 매출이 줄어드는데다 가입자 이탈로 인해 통신요금 매출도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절감되면서 영업이익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많다. 증권사들은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이 고스란히 동결되면서 이통 3사 모두 영업이익이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영업정지는 오히려 과열 경쟁국면을 억제하고 마케팅비 지출 감소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쟁 국면이 안정화되면 마케팅비 역시 제한적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이통 3사의 2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이통사들이 마케팅에 쏟아붓는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러한 지출이 줄어들 경우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통3사가 지난해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총 7조9452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보다 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SK텔레콤이 3조4280억원,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2조6810억원, 1조8362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이번 영업정지로 출혈 경쟁이 당분간 완화되면 통신사들 실적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신사 가운데에서도 시장 점유율 50%를 유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 SK텔레콤에 특히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정지로 시장이 안정되면기존에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1위 사업자는 가입자 이탈 방지에 신경 쓸 필요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기존 가입자도 지키고 실적 개선도 가능하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더구나 '단말기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취지의 이른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도 1위 사업자인 SKT에 겹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통법이 시행돼 과열 보조금 지급이 없어지면 전반적인 마케팅 비용 감소가 기대된다.

 

일각에선 이날 미래부의 사업정지 발표가 나온 직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 모두 "영업정지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며, 향후 정부 정책에 맞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뒤로는 표정관리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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