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창규 KT 회장이 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사진=KT] |
"박근혜도 탄핵됐다. 황창규는 퇴진하라!"(KT 새노조), "계속 소란을 피우면 질서유지권 발동하겠습니다."(황창규 KT 회장), "이런 소란 속에서도 주총을 진행하는 걸 보니 의장은 아무나 못하는 것 같습니다."(KT 주주)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이 새노조의 격렬한 반대 속에 확정됐다.
KT는 24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회장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미 지난 1월 CEO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된 황 회장은 이번 주총 의결에 따라 오는 2020년 정기 주총일까지 3년간 KT를 더 이끌게 됐다.
특히 황 회장은 부임 이후 거둔 실적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 비판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그가 부임하기 전인 지난 2013년 KT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8394억원에서 2015년 1조2929억원, 2016년 1조4400억원을 나타냈다.
다만, 황 회장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 낙하산 임원인사·광고 몰아주기 등이 드러나는 등 KT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보였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
이런 까닭에 KT 새노조 소속 직원들이 주총장에서 현수막과 종이 피켓을 들고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아닌 다양한 대표자가 참여하는 이사회로 기업 지배구조가 개편돼야 한다"며 황 회장의 연임 부결 등을 촉구했고, 크고 작은 충돌과 고성이 주총 한시간 내내 오갔다.
▲ 24일 열린 KT 주주총회에서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내용의 의사발언을 진행한 KT 새노조원이 KT 직원들과 경호원들에게 제지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
이같은 충돌을 겪으며 황 회장 연임안 의결에만 30분이나 소요됐으나, KT는 제35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경영계약서 승인 등 나머지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아울러 정관 일부 변경 승인에 따라 KT는 소방시설업, 전기설계업, 경영컨설팅업, 보관 및 창고업 4개의 신규 사업을 추가하면서 5대 플랫폼과 미래 신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5대 플랫폼은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 등이다.
소방시설업은 신규 빌딩 등에 IoT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전기설계업은 5대 플랫폼 중 하나인 스마트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각각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영컨설팅업의 경우 5대 플랫폼의 하나로 제시된 '기업·공공가치 향상'에서 ICT 솔루션 제공뿐 아니라 전략, 마케팅 등 경영컨설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근거가 된다. 또 보관 및 창고업은 수익형 물류창고 등 신규 사업을 위한 기반으로 각각 활용될 예정이다.
KT는 이와 함께 2명의 사내이사를 재선임하고 4명의 사외이사를 재선임, 신규 선임했다.
사내이사로는 임헌문 매스(Mass)총괄 사장과 구현모 경영지원총괄 사장이 재선임됐다. 사외이사는 김종구 법무법인 여명 고문과 박대근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재선임됐으며, 이계민 한국산업개발연구원 고문과 임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가 새롭게 선임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김종구, 박대근 이사가 재선임됐다. 이사 보수한도 및 경영계약서 승인 건도 원안대로 처리됐다. 이에 따라 이사 11명의 총 보수 한도는 전년 59억원에서 65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재무제표 승인을 통해 배당금은 주당 800원으로 최종 확정됐으며, 내달 21일부터 지급할 예정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완전히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기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KT가 보유한 지능형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5대 플랫폼 사업을 집중적으로 성장시켜 괄목할 성과를 만들겠다."며 "강한 책임감을 갖고 KT가 글로벌 1등, 혁신적인 ICT 기업,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