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개발사 펄어비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창업자인 김대일 이사회 의장이 500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 부호로 떠오르게 됐다. 김 의장 외 창업 초기 멤버들이 수백억원 규모의 주식 자산가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지난 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주 발행 방식으로 180만주를 공모하고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실시, 내달 1일 모집가액을 확정하는 일정이다. 이후 내달 5~6일 청약을 받는데, 상장일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 김대일 펄어비스 창업자. |
희망 공모가 범위는 8만~10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액면가(500원)의 160~206배 수준이다. 상장하면 기존 발행주식(1027만주)을 포함해 총 1207만주가 유통될 예정이다. 이를 기준으로 따진 펄어비스의 기업가치는 9653억~1조2428억원에 달한다.
창업자 김대일 이사회 의장의 보유 주식은 471만주(지분율 45.88%, 상장후 39.04%)이다. 희망 공모가 기준 주식 평가액은 최소 3768억원에서 최대 4852억원에 달한다. 펄어비스의 기업공개(IPO)가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무려 500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 갑부가 탄생하는 것이다.
지난 5월 상장한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사 넷마블게임즈의 방준혁 이사회 의장 현 보유주식 가치가 2조7052억원(전일 종가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게임 업계에서 올 들어 수천억원 이상의 주식 부호가 또 한번 탄생하는 셈이다.
펄어비스는 지난 2010년 9월 자본금 3억원(60만주*주당 500원)으로 설립해 사업 초기에 NHN엔터테인먼트와 벤처캐피털 업체들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다. 작년 10월 초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대부분 회수, 자사주 형태로 들고 있는데 현재 85만주(상장후 지분율 7.03%)로 적지 않은 규모다.
펄어비스는 상장을 앞두고 유통 주식수를 확대하기 위해 작년 8월 1000%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즉 주주들에게 소유주식 1주당 10주의 비율로 신주를 공짜로 나눠준 것이다. 이로 인해 작년 상반기 까지만 해도 김 의장의 주식수는 44만주(지분율 47.31%)였으나 무상증자 등을 거치면서 10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김 의장은 옛 NHN(한게임 사업부)과 NHN게임스(NHN의 자회사로 웹젠이 2010년 흡수합병)에서 온라인게임을 개발했다. NHN게임스 재직 이후 회사를 나와 펄어비스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대표를 포함한 핵심 임직원들은 NHN 시절부터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다뤄온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지난 2014년 12월 카카오게임즈(당시 다음게임)를 통해 출시한 검은사막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게임 업계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검은사막은 국내보다 북미·유럽과 일본 등 해외에서 더 인기를 얻고 있다. 펄어비스의 온라인게임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은 443억원(작년 7월~올 3월까지)으로 같은 기간 국내 매출(153억원)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많다. 특히 북미 지역에선 MMORPG 인기 순위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펄어비스는 작년 8월 김대일 대표이사에서 투자 전문가인 정경인 신임 대표로 바꾸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신규 프로젝트에 집중키로 했다.
펄어비스가 상장을 추진하면서 초기 멤버들도 상당한 금전적 보상을 받게 됐다. 운영을 총괄하는 윤재민 이사의 보유 주식은 45만주이며 희망 공모가 기준으로 주식가치가 최대 461억원에 달한다.
창립 멤버이자 개발을 맡고 있는 서용수 이사의 주식(56만주) 가치는 579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회사에서 받은 스톡옵션 11만주(행사가 3951원)까지 포함하면 667억원 가치의 주식을 들고 있는 셈이다.
이 외 초기 멤버인 지희환·고도성 이사도 각각 회사 주식 33만주·22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각각 최대 336억·227억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지희환 이사는 이와 별도로 88억원치 규모의 스톡옵션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