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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망중립성]④인터넷기업 망사용료 얼마낼까

  • 2017.11.29(수) 09:05

네이버 734억…주요 콘텐츠사도 100억
서버 자체부담…구글·페북 무임승차 대조

망중립성 폐지 이슈가 불거지면서 개별 업체들의 망사용료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를 비롯해 아프리카TV와 엔씨소프트 등 주요 콘텐츠 기업들이 적지 않은 금액을 통신사에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구글과 페이스북 등 외국 기업은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키고 있음에도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 망사용료, 고속도로 통행료 개념


망사용료란 말 그대로 통신망에 대한 사용료다. 네이버 같은 인터넷 업체들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망 사업자에 콘텐츠 전송 댓가로 지불하는 돈을 말한다. 쉽게 말해 고속도로 통행료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콘텐츠 데이터는 통신사들이 깔아 놓은 망을 타고 전송된다. 특정 통신 네트워크가 아닌 모든 통신망을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이로 인해 콘텐츠 업체들은 통신 3사 모두에 망사용료를 납부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얼마를 내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금액이 드러나면 트래픽 발생량을 역추산할 수 있어서다. 통신사들도 고객인 콘텐츠 업체들이 밝히길 꺼려하는 망사용료를 굳이 공개하지 않는다.

최근 네이버가 영업기밀에 속하는 망사용료를 처음 밝히면서 새삼 트래픽 비용이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마침 미국에서 망중립성 폐지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개별 기업들의 망사용료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최대 검색포털이자 뉴스와 블로그·쇼핑·웹툰·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네이버의 망사용료는 얼마일까. 네이버에 따르면 2016년에만 734억원을 지불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4조226억원) 대비 1.82%를 차지하는 규모다.
 
네이버는 통신사에 납부하는 망사용료 외에도 임직원이 회사에서 사용하는 전화비와 우편 사용료, 통신망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 개발 등 '통신'과 관련이 있는 비용을 모두 통신비 항목으로 처리하고 있다. 지난해 통신비는 1141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영업비용(2조9206억원)에서 통신비는 지급수수료(1조1415억원)와 급여(7092억원), 광고선전비(3034억원), 감가상각비(1457억원)에 이어 다섯번째로 규모가 큰 항목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최근 4년간 매년 통신비로 1000억원 이상을 납부한 것으로 집계된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답게 적지 않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메이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등도 연간 100억원 안팎의 망사용료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제공하는 인기 게임에는 수만에서 수십만명이 동시에 접속하기 때문에 끊김없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로 인해 매출 대비 망사용료 비중이 네이버 못지 않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망사용료는 지난해 매출(9836억원·1조5000억원) 대비 각각 1%, 0.7% 수준이다.
 
대표 동영상 플랫폼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아프리카TV는 매출 대비 망사용료 비중이 유독 큰 편에 속한다. 아프리카TV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연간 망사용료로 최대 150억원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결 매출(798억원)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네이버나 엔씨소프트·넷마블게임즈 등 매출 규모가 더 큰 다른 기업들에 비해 비중이 크다. 아프리카TV의 주력인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가 일반 텍스트와 이미지 보다 트래픽 발생량이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용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 구글 정상적으로 낸다면 연간 4400억


흥미로운 것은 국내 주요 콘텐츠 기업들이 매년 수백억원의 망사용료를 내는 반면에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공짜로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각각 동영상(구글 유튜브)과 인맥구축서비스(SNS) 시장을 휩쓸며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키고 있으나 정작 제대로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이들 외국 기업은 자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 해당 국가의 통신사에만 망사용료를 내면 되기 때문이다. 

 

국내 이용자가 외국 기업 서버에 직접 접속하려면 우리나라와 외국 사이에 놓여 있는 통신망을 이용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통신 속도가 느려질 우려가 있고 트래픽 용량에도 한계가 있다. 국내 통신사가 외국 통신사들과 정산해야 하는 비용도 막대하다.

 

때문에 이용자가 자주 요청하는 외국 콘텐츠를 이용자와 가까운 위치에 저장하는 '캐시(cache) 서버'를 설치함으로써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캐시 서버를 구축하면 한국과 외국간 데이터 전송량이 줄고 속도도 빨라지는 장점이 있다.

 

캐시 서버는 외국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대형 콘텐츠 업체들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자체 비용을 들여 설치하고 있다. 반면 구글과 페이스북 은 캐시 서버 설치에도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용자를 볼모로 국내 통신사들에 서버 구축을 대신 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 등 국내 포털 업체들은 '왜 우리만 망사용료를 내느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구글코리아측에 망사용료를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면서 정작 망사용료 등은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만약 구글이 정상적으로 망사용료를 낸다면 그 금액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트래픽 이용량은 지난 9월 한달 기준 3만테라바이트(TB)이다.

 

이 기간 네이버의 트래픽 이용량이 구글의 6분의 1 수준인 5000테라바이트인 것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최소 4400억원의 망사용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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