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임일곤 기자]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 창업자로 유명한 신현성 전(前) 대표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으로 또 다른 성공 신화를 노리고 있다. 티켓몬스터와 배달의민족 등 국내외 쇼핑 업체들과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테라페이'를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처럼 시장에 유통시킨다는 방침이다.
14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에 참석한 신 대표는 공동 인터뷰를 통해 "가격 변동성을 억제한 실용적 토큰인 테라를 연내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신현성 테라 공동대표가 14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테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신 대표는 지난 4월 블록체인 기업 테라를 공동 창업하고 현재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일반 소비자를 위한 결제 시스템'을 모토로 내걸고 있는 테라는 티몬과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글로벌 쇼핑 플랫폼 큐텐과 동남아 최대 중고거래사이트 캐러셀 등 아시아 15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참여한 테라 얼라이언스를 이끌고 있다. 이 연합은 연간 거래액 28조원, 4000만명의 고객 기반을 자랑한다.
테라코인은 기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 코인의 가격 변동성을 억제한 것이 특징이다. 하루에도 널뛰기하듯 수차례 올랐다 내렸다를 하는 기존 가상화폐 코인과 달리 가격이 일정하기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라 부른다. 이로 인해 쇼핑 사이트에서 현금처럼 결제가 가능하다.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속성을 갖고 있음에도 가격이 일정한 것은 테라코인 발행처가 마치 중앙은행처럼 통화량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르면 미리 정해놓은 규약에 따라 테라코인의 신규 발행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춘다. 반대로 수요가 줄어 가격이 떨어지면 발행량을 줄여 가격을 제자리로 돌려 놓는다.
발행량을 늘린다는 것은 마치 중앙은행이 화폐를 새로 찍어내 유통시키듯이 신규 토큰을 발행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발행량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 때 등장하는 것이 또 다른 토큰인 루나(Luna).
루나는 테라가 결제될 때마다 일정 규모의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서브 토큰이다. 테라와 달리 가격이 들쭉날쭉할 수 있어 일반 코인처럼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루나는 거래 수수료를 계속 받게 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가치를 빌려 테라 가격이 떨어질 때 테라를 사들여 발행량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신 대표는 "테라코인의 거래값이 떨어질 때 루나 소유자들로부터 루나 가치를 빌려 테라를 사들이는 방식"이라며 "수많은 거래소에서 테라코인이 유통되고 있어 이를 일괄적으로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래소마다 관리자를 두고 이를 조절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테라코인은 연내 티몬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용자는 결제할 때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을 선택하는 화면에서 테라코인을 선택해 결제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미국 유펜경영대학 와튼스쿨을 최우수로 졸업하고 2년간 세계적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서 직장 생활을 해오다 지난 2010년 한국에 들어와 티켓몬스터를 창업했다. 이듬해 미국 소셜커머스 회사 리빙소셜에 티켓몬스터를 약 3000억원에 매각했다.
리빙소셜이 2013년 티몬 경영권을 미국 소셜커머스 그루폰에 넘기자 신 대표는 2015년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손잡고 티몬 경영권을 다시 사왔으며 이후부터 줄곧 대표직을 맡았다.
지난해 10월 티몬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블록체인을 공부하다가 올 1월에 테라 공동창업자를 만나 결제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쇼핑 사업을 통해 갈고 닦은 노하우와 네트워킹을 활용해 블록체인으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