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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T맵·에이브릴 API 공개한 이유

  • 2019.06.26(수) 15:40

중기·스타트업과 '상생'
"100억 규모 사회적 가치 창출"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이 26일 'SK 오픈API 포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성남=김동훈 기자] SK그룹이 정보통신기술(ICT) 관계사들의 핵심 자산인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를 외부에 사실상 무료로 공개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티맵'(T map)과 인공지능(AI) 브랜드 '에이브릴'(Aibril) 등 핵심 ICT 서비스의 API를 한데 모아 외부에 공유함으로써 다양한 기업들이 혁신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면 점차 자사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어 결국에는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란 판단에서다.

◇ SK, '오픈 API 포털' 첫선

SK텔레콤은 2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ICT기술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SK㈜ C&C, SK하이닉스,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11번가, SK실트론 등 SK그룹의 주요 ICT 관계사가 보유한 API를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인 'SK 오픈 API 포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SK 오픈 API 포털(openapi.sk.com)는 SK그룹의 ICT 관계사가 보유한 API와 활용 매뉴얼, 다양한 샘플 등을 제공한다. 개발자와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신생 벤처)은 이를 활용해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이번 SK 오픈 API 포털을 통해 공개되는 API는 총 46개다.

SK텔레콤의 경우 티맵과 에브리에어(everyair) 등 19종, SK㈜ C&C는 에든(Aiden), 에이브릴(Aibril) 등 12종 , SK브로드밴드는 클라우드 캠(Cloud cam) 등 13종, SK플래닛은 웨더퐁(Weather Pong), 11번가는 커머스 API를 공개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이번 API 공개를 통해 자사 자산을 활용한 다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함으로써 국내 연구·개발(R&D) 생태계 활성화는 물론 대·중소 기업 상생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의 ICT위원회 산하 R&D소위원장인 박진효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5G 시대에는 ICT 기술과 서비스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과 속도로 변화할 것"이라며 "SK는 ICT 핵심 자산을 공유함으로써 5G 생태계 조성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SK텔레콤]

◇ 오픈 API 정책 의미는

이번 API 공개는 통상 외부에 쉽게 공유하지 않는 기업의 주요 기술을 개발자·벤처에 전격 공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종민 SK텔레콤 테크이노베이션그룹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거의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100억원 정도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같은 API와 관련 글로벌 게임 엔진 및 게임사인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와도 협력중인데, 현재는 비용을 받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흥미롭게도 이같은 SK텔레콤의 전략은 파트너사인 에픽게임즈와도 닮았다. 에픽게임즈 역시 게임 개발도구를 일정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으로 자사 중심의 생태계를 키웠다.

이종민 그룹장은 "중소기업, 벤처, 스타트업과 협력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이후에는 가치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에도 파트너사들이 더 많은 몫을 가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SK의 오픈 API 포털은 유·무선 통신,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API를 한 곳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PI 창구를 통합하면 개발자들은 개별 계약 형태로 제공되던 SK ICT 계열사의 API를 한 곳에서 편리하게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매시업'이 용이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AI 기반 인공지능 출입관리'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티맵 API를 활용해 위치 정보를 받고, SK㈜ C&C 에이브릴의 비전(vision) 인공지능(AI)인 'AIDEN'(에이든) API를 통해 안면 인식 기능을 넣으면 된다는 것이다. 출입 기록을 영상으로 관리하고 싶으면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캠 API를 추가하면 된다.

SK그룹은 향후에도 개발자·스타트업·학계가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API와 자산을 공개해 국내 R&D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연내 공개 API를 85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준환 SK㈜ C&C 플랫폼&Tech1그룹장은 "SK 오픈 API 포털을 통해 5G와 연계한 산업별 디지털 시스템·서비스 개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국내 여러 개발자와 협력해 에이브릴 API를 고객의 시스템에 융합시키고 고객의 필요에 맞는 최적의 디지털 시스템과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영호 SK브로드밴드 성장트라이브장도 "클라우드캠 영상 API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외부에 공유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다양한 파트너사와 제휴 확대를 통해 차별화된 영상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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