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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M&A에 조건을 달아라'…통신3사 격론장 열려

  • 2019.07.30(화) 17:35

알뜰폰·지배력전이 문제두고 상반된 주장 펼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유료방송업체 인수 및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알뜰폰과 지배력 전이 문제를 두고 업계간 간극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인수합병을 진행 중인 양사는 상대의 인수합병을 반대하면서도 유료방송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자사의 인수합병이 필요하다는 이중잣대를 보였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료방송시장 관계자들이 참석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합병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알뜰폰 인수, "경쟁제한 왜곡" vs "그래봐야 3위"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인수하면 LG유플러스 알뜰폰자회사 영향력이 확대돼 알뜰폰의 이동통신 3사의 대한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KT 배한철 상무는 "CJ헬로는 알뜰폰 최초로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반값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혁신적 노력을 통한 독행기업의 역할을 수행했다"며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인수하면 독행 기업 소멸로 인해 경쟁이 감소하고, 이는 결국 알뜰폰 산업의 쇠락과 알뜰폰 활성화 정책의 후퇴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행기업이란 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업계 독과점을 막아내고 소비자 이익 확대에 기여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동통신시장에서 독행기업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CJ헬로가 LG유플러스와 합쳐질 경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KT측 주장이다.

SK텔레콤 이상헌 정책개발실장도 "LG유플러스의 CJ헬로의 알뜰폰 인수 시 정부의 알뜰폰 정책이 유명무실해지고 이동통신시장 경쟁제한 및 왜곡 등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 강학주 상무는 "이동통신에서 LG유플러스의 비중은 20.6% 수준으로 1.2%인 CJ헬로 알뜰폰을 인수해도 1위 사업자에 현격하게 못 미치는 3위사업자에 불과하다"며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3위 사업자가 인수하는 것에 경쟁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및 경쟁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비상식적 주장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1위 사업자와의 격차를 축소해 경쟁사들을 자극함으로써 시장의 새로운 경쟁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J헬로 측도 입장문을 통해 "독행기업의 역할을 하려면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했거나 장기간 일정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헬로모바일은 매출액 증가율 추이나 점유율 등 시장에서 독행기업의 지위를 갖고 있지 못하다"며 "헬로모바일 알뜰폰 점유율은 2013년 24%에서 현재는 10%도 미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왼쪽부터) KT 배한철 상무, LG유플러스 강학주 상무, SK텔레콤 이상헌 실장. [사진=백유진 기자]

1위 시장 지배력 전이? SKT "유료방송은 우리가 3위"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경우 이동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초고속인터넷과 유료방송 등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이슈로 꼽혔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3사의 점유율이 '5(SK텔레콤):3(KT):2(LG유플러스)'로 유지되고 있는데, 티브로드 합병이 성사되면 SK텔레콤의 지배력이 케이블 TV 시장까지 전이돼 전체 방송·통신시장의 공정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한철 KT 상무는 "최근 방송·통신시장은 이동통신 결합상품 중심으로 경쟁이 진행 중인데 SK텔레콤은 2010년부터 자사 이동 다회선 할인상품과 SK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 IPTV를 결합판매해 지배력을 전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SK텔레콤의 지배력 전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신중한 경쟁제한성 검토와 이를 제거할 수 있는 시정조치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역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합병은 수평결합에서의 가격상승압과 혼합결합에서의 시장지배력 전이 측면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실제 이동전화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KT와 LG유플러스가 유료방송은 더 잘해서 우리가 3위 사업자"라고 반박했다.

SK텔레콤·LGU+ "서비스·콘텐츠 강화할 것"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상대의 인수합병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하면서도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인수합병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수합병 이후 고객 서비스 강화와 콘텐츠 다양화를 약속했다.

먼저 SK텔레콤의 경우 이번 인수합병을 지역성, 상생 등 방송의 공공성 강화에 기여하는 계기로 의미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케이블 TV의 서비스 품질을 조속히 향상시켜 케이블 TV고객들이 고품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케이블 TV를 매개로 한 지역성 강화를 중요 과제로 인식하고 지역 채널 콘텐츠 투자 확대, 재난방송 강화 등을 통해 지역성을 강화한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흡수·합병 방식이 아닌 각 사가 독립된 법인격으로 유지되는 인수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1위사업자로서 CJ헬로가 해온 역할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인수방식이기 때문에 그간 CJ헬로가 운영해 온 제도적·행태적 조치들이 그대로 적용된다.

강학주 상무는 "LG유플러스는 CJ헬로가 매우 우수한 임직원 역량과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어 당사와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의 안정적 고용 승계 및 근무 여건을 조성하고 지역매체로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관련 지역 전문 인력의 채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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