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 정보 플랫폼 '쟁글'(Xangle)이 빗썸·코빗·한빗코 등 다양한 국내외 거래소 등과 손잡고 출범한 가운데, 여기에 참여하지 않은 국내 대표적 거래소 업비트와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쟁글은 효율성과 정보비대칭성 해소 측면에서 자사와 같은 플랫폼이 필요하고, 신뢰성 측면에서 중립 지대에 있는 플레이어가 요구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다수의 주요 거래소를 파트너사로 확보해왔다.
그러나 업비트는 이같은 플랫폼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차별적 콘텐츠 제공 등 참여해야 할 특별한 이유를 현재까진 찾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업비트에 없는 프로젝트만 463건"
쟁글의 운영사 크로스앵글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논스에서 개최한 자사 서비스 활용 관련 설명회에서도 이같은 주제가 논의됐다.
쟁글은 블록체인·가상화폐 프로젝트의 정보를 받아 해당 기업과 공시 정보를 공개하는 플랫폼으로, 지난 10월 공식 출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가상화폐 버전을 민간 사업자가 만든 것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11월 말 현재 국내외 거래소와 펀드 등 40여 곳이 크로스앵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쟁글에 참여하는 등 순항중이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는 이날 설명회에서 "암호화폐 관련 공시를 특정 거래소에서 맡을 수 있는 영역인지 의문"이라며 자사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은 업비트를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앞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지난 9월 열린 자사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쟁글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정보 효율성 측면에서 쟁글과 같은 중앙화가 필요하고, 이는 중립 지대에 있는 플레이어가 맡아야 한다"며 "쟁글에 올라오는 전체 공시 가운데 업비트에 공시가 없는 경우는 463건에 달하지만, 업비트에 상장된 프로젝트 중 쟁글에 없는 것은 78건"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6배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아울러 쟁글은 프로젝트의 공시 성실도를 측정하기 위해 양적, 질적 지표 운영 정책도 도입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사기업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사례를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보여주려는 포부다.
쟁글 관계자는 "쟁글은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63개 항목에 답변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이에 따라 등급을 매겨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며 "특히 각 프로젝트의 공시 히스토리를 볼 수 있어 삭제·변조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별점 모르겠어…쟁글이 공공기관이냐"
업비트는 쟁글의 이같은 취지에 대해 공감하지만 현재까진 필요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업비트도 '코인 동향'을 통해 가상화폐 관련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어서다. 여기에서 코인 관련 뉴스와 암호화폐 프로젝트 관련 보고서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 등 관계사의 플랫폼과 연계된 정보 제공도 이뤄진다. 업비트 관계자는 "쟁글과 저희의 차별적인 부분이 없다"며 "저희가 제공하지 못하는 정보나 기능이 있다면 당연히 참여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가 제공하는 코인 정보의 '양'은 쟁글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반 사용자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쟁글은 정부 기관도 아니고 수익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라며 "양쪽을 이용하는데 따르는 투자자의 불편도 우려되고, 오히려 한 플랫폼이 정보를 독점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주식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로 접속하는 불편을 굳이 감수하진 않는다는 얘기다. HTS에서도 전자공시를 볼 수 있어서다. 그런데 쟁글은 금감원 같은 공공기관도 아니라는 것이 업비트의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