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케이블TV 인수·합병(M&A)에 힘입어 인터넷TV(IPTV) 가입자 증가 등 관련 사업에서 힘을 받고 있다. 유료방송 서비스의 덩치 키우기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가 차츰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작년말 옛 CJ헬로비전을 품에 안은 LG유플러스만 해도 올 들어 IPTV 가입자수 증대는 물론 관련 매출이 확대됐고, 올 4월말 티브로드 흡수합병을 완료한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도 해당 지표가 개선됐다.
KT가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IPTV 시장 점유율 '1위 굳히기'에 서두르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 IPTV 3사 나란히 성장 또 성장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미디어 사업 부문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올 상반기(1~6월) IPTV 매출은 742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167억원)보다 3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지난 4월30일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와 합병을 완료한 SK브로드밴드는 올 2분기부터 실적에 합병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IPTV 서비스 'Btv'의 가입자 순증이 매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Btv 가입자는 올 들어 매월 3만~4만명 수준의 순증에 힘입어 6월 기준 540만명에 달한다. 올 1월 가입자 523만명에 비해 17만명 늘어난 수치다.
IPTV 서비스와 결합상품으로 묶이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티브로드 합병에 힘입어 이 기간 눈에 띄게 불어났다. 6월말 가입자는 654만명으로 1월(563만명)에 비해 무려 90만명이 증가했다.
LG유플러스도 작년말 인수를 완료한 LG헬로비전 덕에 관련 지표가 부쩍 확대됐다.
올 상반기 IPTV 매출은 5620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4990억원 보다 13% 증가했다. 가입자는 2분기 평균 기준 473만명으로 전년동기(424만명)보다 12% 확대됐다.
아울러 올 상반기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2141억원으로 전년동기(1985억원)보다 8% 늘어나는 등 관련 실적이 나란히 개선됐다.
이 기간 주문형비디오(VOD)와 광고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증가로 기본 매출이 확대된 덕에 IPTV 매출이 두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이 보여 눈길을 끈다. 향후 LG헬로비전과는 네트워크 및 선로를 공동으로 구축하면서 망운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등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올 2분기 기준 IPTV 시장 점유율 45.8%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KT의 올 상반기 IPTV 매출은 8253억원이다. 전년동기(7789억원)보다 464억원 확대된 금액이다. IPTV 가입자(2분기 평균)는 856만명으로 전년동기(811만명)에 40만명 이상 늘었다.
KT는 지난 3일부터 IPTV '올레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1위 굳히기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 올드 미디어 성장 '고만고만'
IPTV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통신사들과 달리 '올드 미디어'인 케이블TV 등은 가입자 성장 정체로 다소 가라앉는 모습이다.
LG헬로비전만 해도 주력인 케이블TV 가입자가 매분기 고만고만한 수준에 그치면서 관련 매출에서 더 이상 도드라진 성장세를 보기 어려워졌다.
올 2분기 케이블TV 부문 매출액은 140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 가량 줄었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전분기와 동일하고 전년대비 1.1% 감소한 416만명에 그쳤다.
현대HCN의 2분기 매출액은 7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4% 줄었다.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의 방송 부문 매출액은 1405억원으로 전년동기(1380억원)보다 2% 늘어나는데 그쳤다. 가입자는 414만명으로 전년보다 2% 감소했다.
통신사 주도의 유료방송 시장 '짝짓기' 1차전이 끝난 직후 관련 성과가 실적에 곧바로 반영되면서 2차전의 향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현대HCN와 CMB, 딜라이브의 매각이 진행 중인 상태다.
이 가운데 현대HCN은 얼마 전 KT스카이라이프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KT는 이달부터 자사 IPTV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껴넣는 등 공세를 강화할 예정이라 규모 확장 및 락인 효과를 얼마나 거둘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