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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감소세에 '스테이블 코인' 점유율 역대 최고

  • 2022.06.20(월) 17:25

테더·USDC 등 대표 코인 점유율 첫 15% 돌파
전반적인 가격 하락세에 스테이블 코인 주목

주요 스테이블 코인의 시장 점유율이 시가총액 기준 15%를 넘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코인 가격이 전반적으로 낮아지자 법정화폐와 가격이 연동돼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인 스테이블 코인을 사들이는 투자자가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나 사태' 등 일부 스테이블 코인이 가격 고정에 실패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 이번 점유율 상승이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이 법정화폐에 연동되지 않을 때 다른 코인들까지 가격을 떨어트리는 '코인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각) 가상자산 가격 정보 서비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주요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와 USD코인(USDC)의 시가총액이 전체 가상자산 업계 시총의 각각 8.33%와 6.77%를 차지했다. 투 코인의 시가총액 합이 전체 시총의 15%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법정화폐와 가격이 연동되는 가상자산(코인)을 말한다. 예를 들면 개당 1달러나 1000원으로 가격이 정해져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가격 부침이 심한 기존 코인들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최근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전반적인 코인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인 약 6만7500달러를 기록했지만 현재 1만90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2위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은 같은 시기 약 4800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지만 이후 가격이 급락해 현재 95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업계 전체 시가총액 역시 급감했다. 지난해 11월 2조9728억달러에 달하던 코인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2조9728억달러에서 6월20일 현재 8786억달러로 줄었다. 반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시가총액 2조달러가 사라진 것이다. 이러자 시장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안정적인 스테이블 코인을 사는 투자자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정보 플랫폼 쟁글의 박주혁 매니저는 "연준발 긴축에 의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자산을 보호하려는 심리가 강해짐에 따라 가상자산 업계도 이 기조를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을 현금화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으로 자산을 바꾸는 것은 다음 사이클, 혹은 단기적인 반등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장의 스테이블 코인 의존도가 높아지자 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시가총액 1위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의 가격 고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 고정은 코인을 발행할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지급 준비금을 갖추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쉽게 말해 운영 재단이 테더를 1개 발행할 때 1달러를 계좌에 보관해두는 식이다.

스테이블 코인이 가격 고정에 실패하면 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물량을 대량 매도하면서 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코인런'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재단이 준비금으로 갖고 있던 비트코인 등의 자산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코인 가격까지 연달아 떨어지기도 한다. 최근 발생한 루나 사태가 이런 '죽음의 소용돌이'의 대표적인 예다.

테더는 전부터 지급 준비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테더를 운영하는 테더 재단은 총연결자산 824억달러를 갖췄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테더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양이다. 하지만 이 중 일부를 기업어음 등의 형태로 갖춰 가격 고정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테더의 점유율은 늘고 있지만 시가총액 자체가 줄어드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테더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1월 730억달러에 달했지만, 현재 670억달러로 약 60억달러 감소했다. 코인 시가총액이 현재 가격에 시장 유통량을 곱한 값임을 고려하면, 테더를 보유하려는 이들이 줄면서 유통량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USD코인의 시가총액은 늘고 있다. USD코인은 미국 채권과 현금만으로 준비금을 갖춘 스테이블 코인이다. 최근 루나 사태 등으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안정적인 가격 고정 정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USD코인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1월 330억달러에 그쳤지만 현재 550억달러로 약 200억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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