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성과 최신성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최수연 네이버 대표), "일반인보다는 낫고 전문가보다 부족한 상태입니다."(홍은택 카카오 대표)
네이버와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오픈AI의 '챗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에 대한 박한 평가와 함께 우려, 대응 전략까지 잇따라 내놓아 눈길을 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인공지능(AI) 사업의 수익성을 고민하며 해결책을 빠르게 내놓겠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챗GPT에 맞서 각각 '서치GPT'(네이버), '코GPT'(카카오)로 대응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컨퍼런스콜에서 "검색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네이버만의 업그레이드된 검색 경험 '서치(검색) GPT'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 구글, 중국 바이두 등 세계적 검색 사업자들과 유사한 반응이다.
서치 GPT는 서울 지하철 요금을 알고자 하는 검색에 대해선 신뢰도 높은 최신 콘텐츠 데이터를 출처와 함께 제공하고, 저렴한 노트북을 사는 방법과 같이 조언이 필요한 검색은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서치GPT는 네이버 검색 결과에 직접 적용하는 방향보다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단점으로 꼽히는 신뢰성, 최신성 부족, 비용 효율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이용자와 함께 고민하는 실험과 베타의 장을 별도 오픈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 클로바'(HyperCLOVA)를 통한 수익화 전략도 꺼냈다. 최 대표는 "하이퍼 클로바를 기반으로 유료 B2B(기업간 거래) 솔루션 시장도 계속 열리고 있다"며 "네이버는 현재 AI콜, 케어콜 같은 솔루션을 클라우드 위에서 상품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경우 네이버와 달리 '검색'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포털 다음은 지난해 광고 매출이 감소세였다. 다만 실속 있는 수익 사업에 대한 생각들을 꺼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10일 컨콜에서 한국어에 특화된 AI 모델 코GPT를 활용해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코GPT는 경쟁 AI 모델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의 비용 효율성이 차별점"이라며 '버티컬 서비스'를 연내 빠르게 선보이겠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직접 경쟁을 피하고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AI가 흉부 엑스레이를 판독하는 서비스를 호주에 출시하고, 이미지 관련 AI 기술을 활용해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 사진을 만드는 모델의 경우 올 상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개인화 비서 형태의 AI '죠르디', 소상공인의 광고 카피 작성을 돕는 모델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이런 버티컬 서비스를 카카오톡 같은 대형 플랫폼과 결합한다면 카카오도 승산이 있다는 구상이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AI 서비스들이 나오지만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상태는 아니다"라며 "AI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같은 OS(운영체제)의 성격도 있으므로 카카오톡과 같은 대형 플랫폼과 결합할 때 효율성과 시너지가 가장 증대될 것"이라고 했다.
또 "챗GPT가 변호사 시험도 통과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제 판단은 일반인보다는 낫고 전문가보다는 부족한 상태"라며 "AI는 ACC(AI Created Contents·인공지능이 만든 콘텐츠) 형태로 성장하면서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AI도 인터넷·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로 성장한 것과 유사한 경로를 밟을 것이란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