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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미국서 '철퇴'...고팍스 변경신고 영향은

  • 2023.11.24(금) 09:50

자금세탁 혐의로 5조 벌금...창펑 자오 CEO 사임

고팍스. /그래픽=비즈워치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에서 자금세탁 의무 의반으로 5조원이 넘는 벌금을 내면서, 바이낸스를 대주주로 둔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바이낸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은행보안법과 국제비상경제권법 위반 등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정부에 43억달러(5조5000억원) 규모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바이낸스는 수백만명의 미국인을 고객으로 두고도 정부에 범죄자의 의심 거래를 제대로 보고하거나 방지하지 않아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또한 북한, 시리아를 비롯한 제재 대상국 사용자와의 거래를 중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펑 자오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유죄를 인정하고 CEO 자리를 내려놓기로 했다. 새로운 CEO로는 바이낸스 미국 외 지역 시장 책임자였던 리차드 텅이 선임됐다. 또한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의 가상자산 시장을 보유한 미국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3년간 독립적인 규정 준수 모니터를 임명하고 미국 정부에 보고해야만 한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 불거져 vs. 사법 리스크 해소
 

바이낸스는 국내 원화거래소 고팍스를 인수하는 등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중동 지역으로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다만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의 임원 변경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서를 수리하지 않아 국내 시장 진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트리미는 올해 두 번의 임원변경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모두 수리되지 않았다.

FIU가 고팍스의 변경 신고를 수리하지 않는 것은 최대주주인 바이낸스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현행 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에는 최대주주 자격을 심사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지만, 정부와 국회가 가상자산사업자의 최대주주 자격을 심사하기 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낸스의 이번 사태가 고팍스 인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바이낸스의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국내 진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낸스 창펑 자오 CEO가 사임하면서 국내 금융당국이 고팍스를 승인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명분(대주주 적격성 문제)이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반면, 다만 가상자산업계는 이번 사태로 오히려 바이낸스가 그동안 계속된 사법리스크를 털어내고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의견도 있다. 

정혜원 쟁글 애널리스트는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변경 신고 수리를 미뤄온 이유가 무엇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면서 "바이낸스의 국내 진출 우려 요인으로 작용했던 사법 리스크 때문이라면 청신호로 이해할 수 있지만, 바이낸스 자본의 국내 유입이 우려되서라면 이번 사태가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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