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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률 점프한 국내 제약사, 핵심 키워드는 '이것'

  • 2025.02.21(금) 08:30

대웅제약, 역대최대 영업익 달성
펙수클루·엔블로 혁신신약 덕분
한미·유나이티드 개량신약 성과

지난해 높은 수익을 달성한 국내 제약사들의 성공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신약'이 있었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혁신신약'의 활약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신약을 출시한 SK바이오팜은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률을 뽐냈다.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등 개량신약을 개발하거나 유망 신약을 국내에 독점 도입한 제약사들도 혁신신약 개발사 못지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신약은 크게 이전에 없던 작용원리로 질환을 치료하는 혁신신약과 기존 약물의 안전성, 효능 등을 개선한 개량신약으로 나뉜다.

실적에는 신약이 좋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148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률은 10.4%로 창사 이래 최고다. 이 기간 매출 기준 '빅(Big)4' 제약사(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한미약품)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6.2%인 것을 감안하면 대웅제약의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웅제약의 이익률이 다른 제약사보다 눈에 띄게 높은 것은 혁신신약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혁신신약은 특허기간 동안 시장 독점권을 부여받아 제네릭의약품(복제약)과 달리 가격경쟁에서 자유롭다.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자체 제품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주로 하는 코프로모션(의약품 공동판매) 사업보다 이익률도 높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의 마진율은 약 90%에 달한다.

실제 대웅제약은 2021년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2023년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국내 출시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됐다. 2020년 1.6%이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 7.7% △2022년 7.4% △2023년 8.9%로 상승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혁신신약을 출시한 기업들은 이보다 폭발적인 수익성을 나타냈다. 대표 기업으로 SK바이오팜이 꼽힌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963억원으로 전년 375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17.5%에 달한다.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미국 허가를 받은 휴젤의 영업이익률은 44.5%으로 전년 대비 16.6%포인트(P) 상승했다. 매출 1000억원대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혁신신약만 신약이 아니다

국내 제약사들은 혁신신약 못지 않게 기존 의약품의 안전성이나 효과 등을 개선한 개량신약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내기도 했다. 개량신약은 혁신신약과 비교해 개발에 적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시장 독점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10년이 넘는 혁신신약과 달리 독점권 보장 기간은 4~6년으로 짧은 편이다.

국내에서 첫 개량신약을 출시하면서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한미약품은 매년 관련 제품 출시를 확대하며 지난해 영업이익률 14.4%를 기록, 4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의 이익률을 유지했다.

최근 개량신약 강자로 떠오르는 유니아티드제약은 지난해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영업이익률 19.4%를 달성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2010년 관절염 등의 치료에 쓰이는 아세프로페낙 성분의 개량신약 '클란자CR' 출시 이후 현재까지 총 17개의 개량신약 및 제제개선 제품을 개발했다.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의 국내 개발 또는 판매권리를 독점적으로 인수해 원개발사와 같은 수준의 수익성을 내는 제약사도 있다. 

주로 일본계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의 국내권리를 도입하는 JW중외제약이 대표적이다. JW중외제약은 아직 국내에 허가를 받지 않은 신약을 도입해 자체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승인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투여되지만 허가를 받으면 시장 독점권을 부여받아 높은 수익을 누릴 수 있다.

JW중외제약은 2017년 일본계 주가이제약(Chugai)으로부터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의 권리를 도입한 적 있다. 이후 자체 임상과 허가를 거쳐 2020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헴리브라는 출시 3년 만에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 1위로 떠올랐다. 이로 인해 2020년 -0.2%이던 JW중외제약의 영업이익률도 △2021년 5.1% △2022년 9.2% △2023년 13.4% △2024년 11.4%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개량신약이나 외부에서 도입한 신약은 혁신신약과 비교해 진입장벽이 낮고, 독점 보장 기간이 짧아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제약사들은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 만족하지 않고 개량신약 등으로 확보한 자금을 혁신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한미약품, 유나이티드제약, JW중외제약도 마찬가지로 2023년 기준 이들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모두 10%를 넘는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안정적인 이익 실현을 기반으로 R&D 투자를 강화해 선순환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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