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이 3년 전 인수한 네덜란드의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Batavia biosciences)의 부진이 이어지자 부실을 털어내고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의 업황 부진과 바타비아 신공장 성과 등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바타비아의 손실 누적 등으로 회수가능 금액이 취득 원가에 못미칠 것으로 판단해 손상차손(재무상 손실)을 잡았다. 2021년 바타비아 인수 당시에 투입한 금액은 2661억원에 달하나 작년말 기준 장부상 금액은 1000억원 가량 깎인 1586억원으로 인식했다. 영업권 가치도 1000억원 가량 줄어든 1089억원으로 인식했다.
손상차손은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산의 가치가 장부가액보다 떨어졌을 때 감소한 가치를 제외하고 이를 재무제표와에 반영하는 것이다. 영업이익이 충분한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향후 창출할 현금흐름이 악화해 사용권자산의 장부가액보다 낮다고 예상되면 손상차손으로 반영한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12월 신사업 추진을 위해 네덜란드 CGT CDMO 기업인 바타비아 지분 75.82%에 약 2660억원을 투입해 인수했다. 2020년 기준 바타비아의 매출액은 309억원, 순손실은 4억원으로 전체 자산규모가 880억원 수준이었지만 비타비아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바타비아는 인수 다음해인 2022년 순이익 1억9400만원을 거뒀지만 2023년에는 순손실 122억원에 그쳤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순손실 규모가 186억원까지 확대됐다. CJ측은 아직 비타비아의 구체적인 매출이나 수주 상황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손상 처리에는 이러한 실적 악화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CGT CDMO 사업 업황 부진 등을 감안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자산가치를 평가해 반영한 것"이라면서 "현금 유출 등 사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CJ는 인수 당시 소규모 공정 개발, 임상 단계 수준인 바타비아를 대규모 상업 생산이 가능한 CDMO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원료의약품 중심에서 완제의약품으로의 확장도 준비중이다.
이를 위한 네덜란드 라이덴의 1만2천㎡ 규모 GMP 제조시설이 오는 6월 완공된다. 연간 최대 2억 개의 완제 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바타비아의 실적 개선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타비아는 지난 18일에도 이집트 백신 전문업체 VBC·MEVAC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파트너십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