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귀하면 제가 이어받아 휴직을 내고 아이를 돌보려 합니다. 회사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을 이해하는 분위기입니다."
남성 육아휴직, 일명 아빠 육아휴직이 제약바이오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보편화된 맞벌이 부부의 삶, 그리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남성 육아휴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9일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은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가릴 것 없이 확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부터 상장사들이 육아휴직 사용률과 같은 일가정 양립 관련 제도 사용 현황을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도록 권고했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당해 출생일로부터 1년 이내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 중 출산 이후 1년 이내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의 비중으로 산출한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무려 66.7%로 나타났다. 전체 육아휴직 사용률 68.3%,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 77.8%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육아휴직자 수를 보더라도 2022년 11명, 2023년 7명에서 2024년 42명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HK이노엔은 개인의 생활환경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률이 33%로 전년 25%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육아휴직률은 69%. SK바이오팜은 유연근무제, 원격근무제(재택근무 포함) 등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다수의 제약바이오기업에서 남성 육아휴직률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알테오젠은 2023년 9.1%에서 2024년 25%로, 보령은 3.4%에서 12.1%로 각각 증가했다. 아울러 종근당은 0%에서 8.7%, 녹십자는 5.9%에서 8.2%, SK바이오사이언스는 5.7%에서 8%, 제일약품은 0%에서 8%로 남성 육아휴직률이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젊은 부부 대부분이 맞벌이를 선호하는데다 아이 맡길 곳이 마땅치 않으면서 남성 육아휴직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기업들도 점차 이런 추세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