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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대~한민국'

  • 2018.06.22(금) 11:05

[페북 사람들]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우리나라 첫 월드컵 경기가 있던 지난 18일
광화문 주변은 오후부터 들썩이기 시작했다.

 
광화문역을 빠져나와 광장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오~필승 코리아! 오~필승 코리아!

 


때 이른 무더위만큼이나
16강을 바라는 팬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한낮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광장인데도

붉은옷을 입은 응원단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긴 했지만
대한민국 축구의 선전을 바라는
현장 분위기는 한낮 더위보다 더 뜨거웠다.

 


월드컵 첫 상대인 스웨덴전을 앞두고
거리응원의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취재진의 열기 또한 만만치 않았다.


전광판에서 엊그제처럼 생생한
2002년 월드컵 경기 장면들이 나오자
광화문광장은 응원 열기로 더 달아올랐다.

 


박래근 씨는 아들과 그 친구들까지
함께 데리고 거리응원에 나왔다.


"스웨덴을 꼭 이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족 모두 응원하러 왔습니다.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았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아들과 왔습니다.


거리응원 모습이 많이 달라졌어요.
이제 하나의 문화로 정착한듯합니다.
성숙한 응원전도 우리의 자랑거리죠."

 


아빠를 따라 처음 거리응원을 나온
박준모 군은 응원보다 치킨을 먹으며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즐거워 보였다.


"학원을 안 가서 너무 좋아요."
친구 세 명이 똑같이 대답한다.
그 모습을 본 박 씨 부부가 한참 웃는다.


웃음의 의미는 알 수 없지만
웃음으로 채워진 그 시간은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미국에서 배낭여행 온 청년들도 보였다.

자신들을 American F.O.B.S로 소개했다. 


"정말 대단해요.
아직 경기 전인데도 에너지가 엄청나요.


잊을 수 없는 신나고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크리스 헨더슨-박세정 씨 부부도
미국 뉴욕에서 날아왔다.


"아내의 나라 대한민국을 응원하려고
서울광장에 왔습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매력적입니다.
2014년 대표팀보다는 전력이 약해졌지만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오늘 꼭 이겨서 16강에 진출하면 좋겠네요.
저도 제 아내와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길 건너편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석양이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서울광장은 응원 인파로 가득 찼다.


최성모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조기 퇴근해 거리응원에 동참했다.


"처음인데 기분 좋네요.
그동안 티브이로만 보다가
많은 사람과 함께 응원하니 뭔가 다릅니다.


우리나라 대표팀 전력이 약하긴 하지만
힘을 실어주려고 직원들과 함께 왔습니다.


지면 좀 어떻습니까.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경기하면 되죠.
남은 경기도 모두 나올 생각입니다."

 


박선기 씨 가족도 열심히 
대한민국 축구 파이팅을 외쳤지만

이날 우리 대표팀은 1대0으로 패했다.


경기가 끝나고 짙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누군가 '대~한민국'을 외치며 손뼉을 치자
여기저기서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쳤다.


그리고 누군가 힐끗 쳐다보며 말한다.


"우리 축구는 반전이 있어요.
이렇게 그냥 물러나지 않아요.


멕시코전이 그 반전의 시작일 겁니다.
16강 가즈아~"

 


우리 축구 대표팀이 과연
극적인 반전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더 큰 함성으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외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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