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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낳고

  • 2018.12.24(월) 09:45

[페북 사람들] 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하루 종일 종을 울리지만
내수경기 침체의 한파는
구세군 자선냄비도 피할 수 없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잊고 있던
어려운 이웃을 한 번쯤 돌아보던
작은 미덕조차 꽁꽁 얼어버렸다.

 


조남영 목사는 '나눔과 기쁨'
구로지부에서 봉사한다.


"추울수록 따뜻함이 필요하잖아요.
'나눔과 기쁨'의 캐치프레이즈가
'소외된 이웃 없는 세상 만들기'입니다.


내가 뭔가 가지고 있어서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꼭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도와주는 것만은 아니잖아요."

 


"저희는 민간사회안전망운동 단체로
전국 5800명의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한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있는 차상위계층 중
소외된 이웃들을 대상으로

 
반찬도시락 나눔과 청소년 장학지원
집 수리와 발 마사지 봉사
긴급의료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구로지부는 11개 작은 교회들이
함께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교회들이 작아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인 게 사실입니다.


그런 어려움을 아시고
인근 대형교회에서
반찬을 모아 주세요.


그럼 그 반찬을 가지고 와서
반찬 4~5개를 한 세트로 만들어
매주 50가정에 배달하고 있어요."

 


한사랑교회 윤석주 목사의 손이 바쁘다.
부지런히 서두르지만 벌써 저녁때다.

 

반찬을 가지러 오신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교회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오늘은 맛있는 반찬도 많고
종류도 많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윤 목사가 교회에 들어오자
어르신들이 힘껏 박수를 쳐주신다.
추운데 고생했다는 인사처럼.


윤 목사는 5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제가 막내 목사인데 정말로
선배 목사님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젊은 저도 힘들 때가 많거든요.


교회가 작아 봉사자들이 없다 보니
목사님들이 직접 모든 일을 하는데
그게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생활이 넉넉한 분들에겐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이곳에 오는 어려운 어르신들에겐
꼭 필요한 일용할 양식이거든요.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계셔서
봉사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어르신들께 가장 큰 선물은
사람들과 소통과 만남이거든요.


저희가 찾지 않으면 일주일 내내
혼자 계시는 분들도 많으세요."

 


고금산 어르신은 8년째 이곳에서
반찬을 받아 생활하고 계신다.


"4년 전 남편이 죽고 혼자인데
윤 목사님이 항상 챙겨주세요.


교회에 이런저런 프로그램이 많아
저 같은 사람들이 늘 웃게 됩니다.


교회가 넉넉하지 않은데도
여기저기서 후원받아 챙겨주시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맙습니다."

 


어르신이 검은 비닐봉지에
반찬을 받아 가시면서


"배고픔은 참을 수 있는데
외로움은 정말 참기가 힘들어
이 안에 사랑을 담아 가는 거야"라고
말씀하시며 환하게 웃으신다.

 


누군가에겐 그냥 반찬 하나지만
그 반찬이 전달되는 과정엔
많은 이들의 사랑이 담겨있다.


음식을 모아주는 구내식당
그 음식을 포장하는 교회
그리고 그 음식 가지고 와서
다시 재분배하는 손길을 통해
비로소 어르신들에게 전달된다.


조남영 목사는 기다리는 이가 있어
더욱 힘이 난다고 강조한다.


사랑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축복이라고.

 


어렸을 적 성탄 전날 양말을 걸어놓고
흰 수염의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면서
기분 좋은 희망을 가졌던 적이 있다.


올해 성탄절엔 내가 산타가 되어
누군가에게 그런 기분 좋은 희망을
또 따뜻한 마음을 선물하면 어떨까.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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