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남은 해넘이가 지나면
어김없이 다사다난했던 2018년이
또 우리 곁을 떠나간다.
세밑엔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어떤 성취를 이뤘나 되짚어보곤 한다.
나만 빼고 다들 뭔가 이루진 않았나
조바심에다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경쟁이 아닌
나와의 싸움이란 관점에서
지나간 한 해를 되돌아본다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연재민 씨에게 올 한 해는
인생의 진로를 바꾸는
뜻깊고 중요한 시간이었다.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후
그곳에서 순수음악을 전공했지만
전공에 대한 의문과 함께
학비도 너무 비싸 휴학을 결정했고
우연한 계기로 페루로 봉사를 떠났다.
"제 자신보단 다른 이들을 위한 삶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었어요.
이 경험과 시간들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을 했어요.
해발 3000m 마을에 지내면서
3000m와 5000m 사이에 있는
학교와 마을을 2주에 한 번씩 방문해
고기를 비롯한 음식을 나눠주고
축구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저녁엔 'Sacred Valley Project'로
숙제와 공부를 도와주는 봉사를 했어요.
깊은 산속에 사는 여학생을 대상으로
숙식을 제공하고 학교도 보내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죠."
"봉사가 익숙해질 무렵
어느 날 문득
마을 돌아가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시장에서 장사하는 분들
또 청소하는 분들
기둥에 붙어있는 포스터 속 정치인들
버스 기사분들
그 어른들을 보면서
오늘 내가 만난 아이들은
과연 어떤 사람이 될까 궁금해졌죠."
"무엇을 하든 사랑이 가득하고
그 사랑으로 행복한 삶을 살면
그게 바로 성공한 삶이 아닐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꿈도 달라졌어요.
아이들에게 길을 안내해 주는
음악선생님으로 진로를 바꾸기로 했죠.
페루에서 편입시험을 지원해
뉴욕대 음악교육학과에 합격했어요."
김세은 아나운서에게
올 한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여러 가수들과 함께 한
논산훈련소 위문공연이라고 한다.
"스튜디오 촬영만 하다가
처음 위문공연 진행했는데
반응이 너무 열광적이었어요.
첫 경험이라 낯설면서도
그 엄청난 에너지 덕분에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어느덧 4년 차 아나운서인데
보통 언론고시라고들 하잖아요.
아나운서가 되기 전 2년 동안
최종 면접에서 매번 떨어지다 보니
자존감도 많이 낮아지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도 밀려왔죠.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으로
지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안되면
정말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끝까지 하다 보니 길이 열려
지금 이 자리까지 왔어요."
김세은 아나운서는 2019년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엔 웹드라마 촬영과
유튜브 채널과 뮤직비디오 출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 매체가 아닌 다양한 플랫폼에서
전문방송인으로 도전하려고 합니다.
힘든 시간들을 겪으며 느낀 게 있다면
빛이 없는 꽉 막힌 동굴인 줄 알았는데
계속 걷고 또 걷다 보니
조금 긴 터널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이제는 도전이 두렵지 않습니다."
캘리그래피 박홍주 작가는
20년 작가생활 동안 올해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회원전을 열었다.
두 달여 동안 제자들과 함께
전시를 준비하면서 보람도 컸다.
"문자를 조형적으로 꾸며
감정을 전달한다는 게
캘리그래피의 가장 큰 매력이죠.
문자에 이런저런 감성을 입혀
이미지화하는 게 주목적입니다."
'너랑 나랑도 좋지만 가끔은
나랑 나랑 밀린 이야기를 나눈다.'
"배우는 제자분이 쓴 캘리그래피인데
2019년 추천하고 싶은 글입니다.
바빠서 또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정작 내 안의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안에서 아프다고 아무리 말해도
그냥 묻어 두고 살아가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나는 더 외로워지고
고립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새해엔 나와 더 잘 소통해
그 안에서 행복한 나를 만난다면
너와의 소통도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2018년을 떠나보내고
2019년을 기다리면서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2019년 기해년엔 모두들
황금돼지 한 마리씩 품고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그대로 이뤄지길 바라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