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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의 두얼굴]②최저임금도 못받는 스토리웨이 편의점

  • 2018.10.23(화) 14:35

코레일유통 직영매장 연평균 매출 7억9000만원.. 알짜매장 독식
일반 용역매장은 4억원...운영자에 주는 보수 최저임금 수준
철도유관기관 퇴직자 운영 매장 18개…계약기간 평균 20.2년

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 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기차역 편의점 스토리웨이(Storyway)는 직영 매장과 용역 매장으로 나뉜다. 
 
또 용역 매장은 철도 유관기관 퇴직자들이 운영하는 매장과 순수 일반 개인사업자들이 운영하는 매장으로 구분된다.
 
비즈니스워치가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국토교통위 소속)이 코레일유통으로부터 받은 스토리웨이 편의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레일유통이 직접 운영하는 매장의 연 평균 매출액은 용역 매장의 매출액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철도유관기관 출신 퇴직자가 운영하는 매장의 매출액도 일반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매장보다 더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특정연도에 반짝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되풀이되는 흐름이었다.
 
코레일유통이 매출 상위의 알짜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반면 일반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곳은 평균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매장들이 많다는 의미다. 
 
또 철도유관기관 퇴직자가 운영하는 스토리웨이 편의점의 운영 계약기간이 평균 20.2년으로 집계돼 계약기간이 최대 4년에 불과한 일반 개인사업자들에 비해 지나치게 길게 보장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매출 상위 20개 매장 중 17개, 코레일유통 직영

 

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전국 기차역 편의점 스토리웨이 매장 수는 348개(2017년말 기준)이다.

 

스토리웨이의 운영 형태는 직영과 용역으로 나뉜다. 직영은 코레일유통이 본사 직원을 통해 직접 운영하는 형태이며 용역은 코레일유통이 상품 조달·유통을 책임지고 개인사업자에게는 매장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기준 직영매장은 88개, 용역매장은 260개다. 

 

비즈니스워치는 이 가운데 유의미한 통계를 찾아내기 위해 임시 및 단기·신생매장(26개)을 제외한 322개 스토리웨이 매장 현황을 분석했다.

 

322개 매장의 지난해 연평균 매출액은 4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운영 형태별로 나눠보면 직영매장(64개)은 평균 7억9000만원, 용역매장(258개)은 평균 4억3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눈여겨 볼 점은 전국 스토리웨이 편의점 매출액 상위 20위권 안에 드는 매장 중 17개가 코레일유통 직영이라는 것이다. 용산국철맞이방(용산역), 서울중앙(서울역), 부산2층맞이방(부산역), 동대구신맞이방(동대구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역사 내 매장은 모두 코레일유통이 직접 운영했다.

반면 상위 20위권에 들어가는 곳 중 용역 매장은 청량리맞이방(청량리역), 익산맞이방(익산역), 광명2·4번타는곳(광명역) 등 3곳에 불과했다.

직영 매장의 매출이 압도적으로 많은 현상은 1년 전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지난 2016년 기준 전체 스토리웨이 매장 318개(임시 및 단기·신설매장 제외) 중 직영매장 62개의 연평균 매출액은 7억2000만원으로 용역매장 256개의 연평균 매출액 4억3000만원보다 월등하게 많았다.

 

코레일유통 측은 이와 관련 "매출액이 높은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반대로 유동인구가 적은 곳도 공공 편의를 위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시급 7440원, 최저임금도 못받는 스토리웨이 편의점

 

2017년 기준으로 용역매장은 철도유관기관 퇴직자가 운영하는 매장(18개)과 순수 일반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매장(240개)으로 다시 나뉜다.

 

이 가운데 철도유관기관 퇴직자가 운영하는 매장 18개의 연평균 매출액은 4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일반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240개의 평균 매출액은 4억100만원이다. 스토리웨이 전체 매장의 이른바 '매출 서열' 순서가 코레일유통 직영-철도유관기관 퇴직자-일반 사업자 순으로 나타난 것이다. 

 

스토리웨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일반인은 모두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있는 개인사업자다. 하지만 코레일유통이 스토리웨이의 매출을 관리하고 이들에게 사실상 월급 형태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코레일유통과 협의한 수수료 및 매출액에 따라 이들이 받는 실제 보수도 달라진다.

 

일반 개인들이 운영하는 스토리웨이의 연평균 매출액 4억100만원을 기준으로 운영자들에게 돌아가는 실제 보수를 따져보면 월평균 335만원(수수료율은 평균 매출액의 10%) 수준이다.

 

이 정도면 적지 않은 보수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스토리웨이는 기차 운행시간에 맞춰 고객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내부규정에 따라 영업시간이 하루 15시간(서울역 기준)에 달한다. 기차는 휴일도 없이 운행하기 때문에 365일 내내 편의점 문을 열어야한다.

 

따라서 하루 15시간을 기준으로 주 7일 영업을 하면 근무시간은 월 450시간(한달 30일 기준)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시급을 계산하면 7440원이다. 올해 최저임금인 7530원에도 못미친다. 

 

이 마저도 아르바이트생 고용 없이 운영자가 월 450시간을 모두 근무했을 때 가능한 조건이며, 무엇보다 전국 평균 수준의 매출액을 올려야 가능하다. 전국 스토리웨이 매장은 입지에 따른 영업조건이 천차만별이어서 평균 이하 매출액을 기록중인 용역 매장이 60%에 육박한다. 

 

 

◇ 퇴직자 운영매장, 계약기간 평균 20.2년…일반인은 4년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 공개된 스토리웨이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스토리웨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개인은 기본 계약기간으로 2년을 체결할 수 있다. 이후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두 번에 걸쳐 각각 1년씩 최대 2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유관기관 퇴직자들이 운영하는 스토리웨이 매장의 평균 계약기간은 20.2년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반 용역형태 운영자들이 체결하는 계약기간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유관기관 퇴직자들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코레일유통의 전신인 홍익회나 철도청 출신 퇴직자들이 운영하는 매장의 계약기간이 긴 것은 그들이 기존 정년보다 일찍 퇴직하는 대신 보상차원에서 스토리웨이 운영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관기관 퇴직자가 운영하는 매장의 최초계약체결일은 대부분 2000년대 초반이다. 퇴직 당시의 직급은 대부분 성과급사원이다. 하지만 통계청 공공부문 일자리 통계에 따르면 공무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4.9년(2016년 기준)이라는 점에서 20.2년의 계약기간은 너무 길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매장운영 계약기간이 끝나면 추가적인 재계약은 없다"며 "유관기관 퇴직자가 운영하는 매장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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