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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을 노후다층소득보장의 한 축으로"

  • 2019.03.25(월) 11:24

[전문가기고]⑧김헌수 국민연금硏 연구위원
"공적연금만으론 국민의 안정적 노후소득 한계
퇴직연금 제도 합리적 개선위해 정부역할 중요"

김헌수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12월 17일 정부는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했다. 정부안은 크게 다섯 가지 방향에서 세부 개선안을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가 노후소득보장 강화차원에서 다층 노후소득보장 제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이 보다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같은 사적연금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부안이 만들어진 과정이 지난 세 차례의 국민연금 재정계산 과정과 다른 점은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충실히 담아내고자 했던 점과 국민의 노후소득을 적절히 보장하면서도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화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자 한 점이다. 후자는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제도발전위원회의 핵심과제이기도 했다.

공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두 정책이 가지는 서로 상충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0%로 낮추기로 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5%나 50%로 다시 올리는 정부안은 급여수준을 높이는 일이다.

따라서 다른 정책수단을 조정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성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미래세대의 국민연금에 대한 재정적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도 엄중하다. 이는 공적연금만으론 국민의 노후소득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데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다른 노후소득보장제도도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8년 국민연금, 1994년 개인연금, 2005년 퇴직연금 도입, 2007년 기초노령연금을 거쳐 2014년 기초연금으로의 전환을 통해 다층적 노후소득보장체계를 구축했다. 일본의 퇴직연금제도가 2001년 도입된 것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도입은 노후소득원의 다양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비교적 빠르게 대응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퇴직연금이 노후소득보장제도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통계청의 '2017년 하반기 및 연간 퇴직연금통계'에서 퇴직연금 가입률을 보면, 300인 이상의 사업장은 도입대상 사업체 중 약 91%가 가입한 반면 전체 도입대상 사업체 기준으로는 약 27%에 불과하다. 사용자와 근로자들의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부족, 퇴직금제도에 대한 근로자들의 선호, 중소사업장의 퇴직연금제도 운영관리 비용의 부담 등으로 사업장 규모별 격차 해소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퇴직연금을 가입하더라도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이 저조한 것도 퇴직연금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2017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현황'에 따르면 확정급여형(DB) 상품의 2017년 연간 평균 수익률이 1.59%, 확정기여형(DC)과 기업형 IRP를 합친 상품의 수익률은 2.54%였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88%가 원리보장형 상품에 투자되고 있는데 특히 DB형 원리금보장 상품의 비중은 약 71%이고 이중 예·적금의 비중이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근로자들이 원리금보장 상품에 몰리는 이유는 근로자들의 원금손실에 대한 두려움, 금융지식의 부족, 그리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등이 복잡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 저조가 단지 선택의 문제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퇴직연금 제도의 또 다른 문제는 적립금을 연금으로 받아가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2017년 퇴직연금 신규수급자의 98.6%가 적립금을 연금이 아닌 일시금으로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상품에 가입하면서까지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경제주체의 근시안성이 중요한 요인인 만큼 근로자들이 퇴직연금 적립금을 일시금보다는 연금으로 받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퇴직연금제도의 도약은 요원하다.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소득 확보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다층적 노후소득보장체계 내에서 퇴직연금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근로자의 금융지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시스템 개선과 관련 금융기관들의 투자환경 선진화도 병행해야 한다. 아울러 공사연금제도를 관리·감독하는 행정부처 간 협업도 긴밀히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공적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시작되면 우리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여러 논의들이 진행될 것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에 우리나라 퇴직연금제도가 공적연금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로써 국민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좀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김헌수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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