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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카드사, 고비용 마케팅 관행 고쳐야"

  • 2020.01.29(수) 18:13

29일 금융위·여전업계 간담회
"포트폴리오 다양화 지원할 것"

금융 당국이 카드업계에 허리띠를 더 졸라맬 것을 주문했다. 빅데이터와 같은 신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라는 당부도 남겼다. 저성장 고착화와 기술변화 등으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의 수익성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고비용 마케팅 관행 고쳐야"

29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여전업계 CEO 간담회'에 참석해 "수익은 저성장세인데도 불구하고 마케팅비용은 해마다 10% 넘게 증가하는 카드사의 고비용 마케팅 관행은 업계와 당국이 줄탁동시(啐啄同時)의 노력을 통해서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줄탁동시란 알을 나오기 위해 병아리가 안에서 껍질을 쪼고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부화를 돕는다는 의미로 서로의 협력으로 무언가를 이룰 때 사용하는 사자성어다. 은 위원장의 발언은 업계와 당국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기술변화와 소비자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타 분야와 융합과 경쟁을 통해 새로운 발전을 이뤄내지 못하는 금융회사는 소비자 선택에서 멀어질 것"이라며 "저성장시대, 낮은 수익구조, 경쟁심화 등 불리해진 경영여건 속에서 현재와 같은 고비용 영업구조가 지속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고비용 마케팅 관행은 고질적 문제로 지목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2018년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에서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다. 2015년 45%에서 매년 꾸준히 커졌다. 최근 정부 정책으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시장 점유율 경쟁은 더 치열해진 것.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내세웠다. 은 위원장은 "카드회원 소비지출 및 대금결제 관련정보와 280만 가맹점 매출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본인신용정보 관리업·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빅데이터 분석 가공 판매 및 컨설팅 등 신사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카드사들은 수익성 극복을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추진하고 있는 신용카드 기반 송금서비스와 안면인식 결제서비스, KB국민카드의 포인트 기반 온라인 안심결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이후 현재까지 카드사가 내놓은 혁신금융서비스는 총 14건이다.

은 위원장은 "최근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도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조치를 신속히 추진하는 한편, 부동산리스와 신기술금융업 규제를 합리화하고 렌탈업 등 부수업무 확대를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기부진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대손비용 증가 등에 대비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열린 마음으로 여전업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경쟁력 강화, 융통성 있게 지원" 

이번 간담회는 금융위가 업계 의견을 듣고 정책 협조를 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금융위는 지난 7일 금융투자업권 CEO 간담회를 시작으로 각 업권별 CEO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여전업계 CEO 간담회는 지난 9일 개최 예정이었지만 은 위원장의 국회 일정으로 취소된 바 있다.

간담회에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을 비롯해 KB국민·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등 8개 카드사 사장과 7개 비카드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여전업계 CEO들은 업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관련 사업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고 알려졌다.

금융위에 따르면 여전업계 CEO들이 건의한 내용은 ▲혁신적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여전법령 개정 ▲캐피탈사 부동산리스 진입규제 완화 ▲신기술금융회사 투자 제한 완화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완화 등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우대 영세가맹점 매출액 기준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높이고 중소가맹점 매출액 기준 범위를 기존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우대 수수료 범위가 넓어진 만큼 카드사 수익성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지난해 민간 중금리대출 금리요건 차등화안을 발표하고 카드업계 평균금리와 최고금리를 각각 5.5%포인트 인하해 업계 수익성은 더 작아졌다. 카드업계는 카드론 확대와 신사업 진출 등으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지만 제도가 가로막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레버리지 배율이 대표적이다. 레버리지 배율은 2011년 상반기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카드업계에 도입됐다. 총자산이 자산의 6배를 넘지 못하게 한 내용이 골자다. 금융 당국은 레버리지 배율에서 중금리대출을 제외하고 있지만 업계는 여전히 사업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는) 여전업계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언급한 규제개선 등 여러 건의사항들은 금융시장 안정 및 소비자 보호 측면을 고려하면서 최대한 융통성있게 검토할 것"이라며 "여전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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