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지난 1분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수치상으로는 소폭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작년 1분기는 자회사였던 현대엔지니어링(현재 연결종속법인)이 옛 현대엠코와 합병해 덩치를 키우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본체만 본다면 자회사 합병 이후 실적 악화가 점점 짙어지고 있는 추세다. 신규 수주도 우려스러울 정도로 부진하다.
현대건설은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00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6.9%늘어난 것이며, 직전인 작년 4분기 대비로는 23.1% 줄어든 것이다.
매출은 3조94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8% 늘었지만 직전분기 대비로는 23.2% 감소했다. 순이익은 111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도 6.1% 줄었고 작년 4분기와 비교해서는 36.5% 급감했다.
이 같은 실적은 자회사 합병효과를 고려하면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작년 4월 현대건설의 자회사였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옛 현대엠코와 합병해 규모를 키워 연결종속법인(현대건설 지분 38.%)이 됐다. 현대엔지니어링 연 매출은 합병 전(2013년) 2조6000억여원이었지만 합병 후(2014년)에는 5조2000억여원으로 배 가량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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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 공종별 매출 및 수주, HEC는 현대엔지니어링(자료: 현대건설) |
현대엔지니어링 기여분을 제외할 경우 올 1분기 매출은 2조4430억원으로 작년 1분기 2조6087억원에 비해 6.4% 역성장했다. 연간 영업이익 규모도 합병 효과가 사라지면서 작년부터 기대하고 있는 1조원 달성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규 수주는 더욱 심각하다.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현대건설 전체의 1분기 신규 수주는 3조736억원으로 작년 3조6017억원보다 14.7% 감소했다. 이마저도 현대엔지니어링 수주분이 1조8394억원을 차지한다. 현대건설 본체의 신규 수주는 작년 1분기 2조7124억원에서 올 1분기 1조2342억원으로 54.5% 급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심각해진 수주 부진에 대해 현대건설 내부 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에서도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오너 지분이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에 힘이 실리면서 본체인 현대건설이 맥을 못추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