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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네이버 부동산 '매물 실종사건'

  • 2018.02.07(수) 10:24

공인중개사협회, 네이버 매물광고 금지
자체 앱 ‘한방’ 활성화 의도 관측

몇년전부터 이사의 첫걸음이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발품을 팔아 여러 동네 중개업소를 돌면서 살 집을 찾았지만, 이제는 인터넷 뿐 아니라 스마트폰 검색만으로도 원하는 지역의 매물과 시세 등 각종 부동산 정보를 알 수 있게 됐죠.


그런데 최근 부동산 정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 그들만의 전쟁이 한창입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지난 1일부터 포털인 네이버에 매물 광고를 금지하는 ‘네이버 셧다운’이 신호탄이 됐는데요.

네이버는 2014년 5월부터 ‘네이버 부동산’을 부동산114와 부동산써브, 매경부동산과 한경부동산 등 부동산 정보업체(CP)에 오픈, 이들과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정보업체는 자신들에게 가입한 중개업소(회원사)가 제공한 정보에 대해 일정한 검증절차를 거쳐 자신의 플랫폼에 게재하는 오픈 마켓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런 과정을 거쳐 중개업소에서 올린 매물 정보가 네이버를 통해 노출되는 것이죠.
 
공인중개사협회는 이 과정을 지적합니다. 공인중개사들이 매물을 올려 네이버가 광고수입을 얻는데, 오히려 네이버가 공인중개사들에게 매물게재 광고비를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중개사들이 광고비 과다지출 문제로 고통을 얻고 있다는 게 협회의 주장입니다.
 
특히 네이버가 ‘우수활동 중개사’를 도입하겠다고 하자, 이는 중개업소간 경쟁을 가열시키고 광고비 지출을 늘리게 된다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네이버 측은 "중개사들은 부동산 CP를 통해 매물을 올리는 것으로 네이버는 서버를 운영하는 최소한의 비용만 취득할 뿐, 광고비를 요구해 이득을 취하는 것은 없다"고 항변합니다.
 
공인중개사협회는 중개사들이 자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체 부동산 앱(App)인 ‘한방’을 내놓았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직방이나 다방, 나아가 네이버 의존도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인데요.

중개사협회가 네이버에 매물 광고를 금지하고 부동산 매물은 한방에만 올리라고 강요하는 이유죠.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중개사들이 협회의 눈치를 보며 한방에만 매물을 올려야 하는 까닭에 그동안 부동산 매물 정보를 제공했던 중소 부동산정보 제공업체들이 직격탄을 맞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죠.

부동산 정보업계 관계자는 “가입 중개업소들이 매물 정보를 삭제하고, 신규등록도 꺼리는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이 지속되면 부동산 정보시장 생태계가 무너져 일부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보제공업체 뿐이 아닙니다. 이미 가입한 정보업체에 매물을 올려 영업을 해오던 중개업소들도 갑자기 해당 업체에 매물을 올리지 못하게 되면서 영업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이 자신의 매물이 왜 인터넷에서 보이지 않느냐는 항의 전화도 심심찮게 받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고민은 중개사협회가 내놓은 앱인 '한방'의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부동산 앱 시장 1위인 직방은 전체 앱 사용 순위에서 27위를, 다운로드는 1000만건이 넘었습니다. 2위인 다방은 전체 75위, 다운로드는 500만건 이상입니다. 반면 한방은 업계에서는 5위이자 전체에서도 280위, 다운로드는 50만건을 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개사협회가 자신들이 내놓은 앱을 키우기 위해 회원들에게 한방에만 매물을 올리도록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한방에만 매물을 올리도록 강제하는 것이 부동산 정보시장에서 공정한 것인지를 묻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보 제공이 제한됨으로써 최종 피해는 소비자들이 입게 된다는 주장이죠.
 
이에 대해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대형 포털에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방 사용을 회원들에게 독려하고 있다"며 "한방은 협회에 가입한 중개사들의 회비로 운영되기 때문에 매물을 올릴 때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중개사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보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갖고, 좀 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특히 전 재산이 달려있는 집을 구하는데 있어서는 정보의 다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모든 정보가 그렇듯 부동산 매물 정보 역시 특정 누군가가 독점하는 방식은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집값이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데 매물 정보마저 제한되는 상황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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