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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고수에게 듣는다]"내년 하반기 이후 본격 조정"

  • 2018.10.04(목) 15:46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
급할 것 없는 실수요자, 내년 이후 급매 노려야
서울로 진입 용이한 광역교통망 인접 지역 유망

정부의 잇단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눈치보기에 한창이다. 실수요자나 투자자,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부 정책에 대한 진단과 향후 시장 전망, 그 속에서 시장참여자들의 전략을 부동산 고수들에게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

 

'앞으로 집값 어떻게 되나요?' 부동산 고수라면 수없이 듣고 또 들었을 질문. 하지만 고수에게도 이것만큼 어려운 질문이 없단다. 그동안 정책이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불안감을 가진 수요자들로 인해 시장은 예상을 벗어나는 움직임을 되풀이했다. 시장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도 매번 똑같은 질문에 한숨을 내쉬면서도 날카로운 분석과 나름의 명쾌한 답을 던져주는 고수다. 안 부장은 최근 대책 이후 생각보다 고객들의 문의가 뜸하다면서 지난해 8.2대책과 달리 상당히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당 수의 전문가들이 조정을 얘기하기 시작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안 부장은 "모든 상황과 지표로 봐서는 오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면서도 본격적인 가격 조정은 내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약보합세로, 일부 지역의 소폭 상승 가능성도 내비쳤다.

 

▲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 /사진=이명근 기자

 

-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은
▲ 9.13대책에서 전세자금대출을 전방위로 묶은 것은 수요계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전세자금대출로 갭투자를 했던 것인데 이제는 들어갈 수 없는 시장이 됐다. 가격도 꽤 올랐고 경기상황도 녹록지 않아 당분간은 추격매수 수요가 많지 않아 보인다.

- 공급정책에 대한 평가는
▲ 이번 정책은 구체적이지 않아 발표 내용만으로 충분히 안도감을 주기엔 부족하다. 신규 추가공급에 대한 가능성이 확인돼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관망할 수밖에 없다.

관건은 4분기다. 4분기안에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시그널을 확실히 주고, 이 기간 관련 법안처리 과정도 중요하다. 기간이 길어지면 흐지부지되거나 약발을 받지 못하게 되고 결국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면서 불안해지는 상황이 되풀이 될 수 있다.

실수요자들이 성남, 과천 등의 입지를 선호하고 요구하는 것은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4차산업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일자리를 찾아 젊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판교 분당이 배후 주거지가 될 수 있었다. 마곡 역시 대기업 등이 들어오면서 강서구의 판도를 바꿨다.

 

1기 신도시와 서울 사이의 입지만으로, 단순히 베드타운만 만들어지면 한계가 있다. 광역교통망, 일자리 등이 갖춰져야 한다.

- 향후 집값은
▲ 본격적으로 가격 조정은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듯 하다. 기대감이 높아진 시장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약보합세, 일부는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규제 덜한 지역이나 수도권에선 교통호재가 있는 곳들, 혹은 공시가격 9억원 이하가 몰려있는 곳 등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해 조금은 더 갈 수 있다. 수도권에서 GTX나 신안산선 라인, 의왕, 파주 등이다.

많은 사람들이 강남을 선호하지만 더는 강남에선 갭투자가 어렵다. 내년에 강남 상승세는 눈에 띄게 둔화하고, 오히려 강북이나 전셋값과 매매값의 차이가 크지 않고, 공시가격 9억 이하 몰린 곳들은 실수요자들로 손바뀜될 수 있다.

- 부동산 시장 가장 큰 변수는
▲ 경제 상황이 가장 큰 외생변수다. 전반적으로 이머징국가들이 어렵다. 위기나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2008년에도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꺾였다. 내부적으로는 정부정책이나 금리 등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 매물품귀는 지속할까
▲ 해소하기 쉽지 않다. 세금 많이 내더라도 계속 버티겠다는 생각이 많다. 지금 나오는 매물은 1주택자 교체수요다. 여러채 있는 사람을 팔게 만드는 것이 정부의 의도였지만 그런 사람들은 이미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고,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말 어려워져서 판다고 해도 실제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내년 하반기는 넘어가야 할 것이다.

-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전략은
▲ 시장상황이 안갯속이다. 규제를 받지 않는 무주택자는 급할 이유가 없다. 최소한 올해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

교체수요(1주택자)인 경우 실거래가와 호가 차이가 많이 나는 곳들은 관망하면서 어느 정도 실거래되는 수준까지 호가가 떨어지거나 내년 이후 급매물을 노려볼 수 있다. 지금은 매물도 없고 과하게 오른 가격조차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 추천할만한 입지는?
▲ 서울이 아니어도 살 수 있는 곳은 역시 광역교통망이 갖춰지는 곳들이다. 서울 오피스권역으로 진입 가능한 지역이다. 동탄이 입주물량이 많지만 가격이 안떨어지는 것도 GTX에 대한 기대감때문이다.

- 서울 집중은 계속될까
▲ 심해질 수밖에 없다. 지방을 지탱하는 조선 자동차 등 굴뚝산업이 침체하면서 기댈만한 산업이 없다. 젊은 사람들은 금융 IT쪽으로 몰리고 이 산업이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다. 4차산업이 더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게 되면 지방과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다.

 

울 집값은 단기적으로 오르고내리고 하겠지만 서울 집중이 더욱 심해진다고 하면 서울 집을 팔아서는 안된다.

- 오피스텔이나 꼬마빌딩 투자는
▲ 어차피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게 하루아침에 되지 않기 때문에 오피스텔이나 꼬마빌딩에 대한 수요는 지속할 수밖에 없다. 오피스텔은 일부 도심의 입지 좋은 곳을 빼면 임대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꼬마빌딩도 50억~100억, 200억짜리를 사고자하는 사람들은 즐비하지만 땅값은 오를대로 올랐고, 임대료는 못따라가고 있다. 강남쪽도 수익률이 세전으로 3%대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소득세 등을 내면 연 2%대 은행 특판과 다르지 않은 정도다.

 

지금까지는 50억원짜리 투자해서 최근 2~3년 사이 두배로 오르기도 했다. 임대수익이 안나와도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100억짜리가 150억원 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 전반적으로 정부 정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 정책에 미숙한 점들이 있었다. 8.2대책에서 다주택자에 집을 팔도록 하면서 전용 85㎡ 이하(수도권)의 경우 임대등록후 10년간 임대하면 양도소득세 100%를 감면해 준 것 등이다.

재개발 재건축도 주민들이 원하면 속도감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터줘야 한다. 10년 전에 막아놨던 것들이 지금 몰리면서 가격에 부담이 됐다. 결국 물량이 꾸준히 나오도록 해줘야 하는데 시장이 묶이면 언젠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부담이 된다.

전매 제한 대상도 주택(주거용)으로 쓸 수 없는 분양권 정도면 모르겠지만 재건축 주택은 살 수 있는데 못 팔게 하는 것들이 결국은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매물이 부족해 가격을 지켜주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근본적으론 사람들은 주택을 자산의 포트폴리오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교육 등 다양한 목적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정부만 거주와 주택구입을 동일시하고 있다. 그런 틀에 갇혀 있어 사람들의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고 유연한 대책이 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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