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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부동산]미국 '억소리' 나는 중개수수료, 이유 있다

  • 2020.09.18(금) 11:35

미국‧일본 등 전문성 갖춘 기업형 중개법인 형태
부동산컨설팅부터 금융 세금 법무 광범위한 원스톱 서비스
중개사 역량‧배상책임 등도 국내와 달라

<13억7000만원 아파트(서울 마포구 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전용 59㎡) 거래 시 중개보수>
서울 최고요율 0.9% 적용 1233만원(매도‧매수인 각자 부담)
미국 최대요율 6% 적용 8220만원(보통 매도인이 부담)
일본 최대요율 5% 적용 6850만원(매도‧매수인 합의해 부담)

"중개수수료 너무 비싸요. 좀 깎아주세요"

"어이구, 외국은 더 비싸요. 우리는 싼거에요. 그런말 마세요."

불과 몇년전, 중개수수료를 깎아달라고 하자 들려온 공인중개사의 답변에 더는 아무말도 꺼내지 못했던 적이 있다. 최근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일자 정부도 관련 요율체계 개선을 시사했다.

그러자 이에 반발하는 중개업계는 어김없이 해외보다 요율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중개보수는 싸게 느껴질 정도다. 13억원 아파트를 거래하는데 미국에선 '억소리'가 날 정도다.

이같은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서비스 질의 차이를 강조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은 물론이고 세금, 법무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책임의 범위도 그만큼 넓다. 가격과 만족도 면에서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국내와 해외 수수료를 단순비교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 원스톱 서비스, 비싼 이유가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은 3.5~6%, 캐나다와 영국은 각각 3~7%, 2~3.5% 선에서 정해지고 매도인이 부담한다. 프랑스는 3~10%, 독일과 일본도 각 3~6%, 3%이며 이들 국가는 매도인과 매수인 쌍방이 협의해 부담한다. 대부분 국내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 중개는 전속계약 형태로 이뤄진다. 부동산 컨설팅 자료 제공부터 금융과 임대차, 세금과 법무 등을 모두 중개회사에서 처리한다. 매물 하자 역시 중개업체가 책임지고 해결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개 거래를 유도하고 등기 확인과 계약서 작성 등을 돕는데 그친다. 거래 사고 발생 시 배상액도 중개업소 당 1억원(법인 2억원) 한도로 제한적이고 사실상 매물 하자에 대한 책임도 갖지 않는다.

실제 올초 매입한 주택으로 이사한 직장인 A씨는 "이사 후 3일 만에 아랫집에서 물이 샌다는 연락을 받고, 거래를 담당했던 공인중개사에게 연락해 거래 전 아파트에 문제가 있었는지 물었지만 확인은커녕 별다른 조치나 이전 집주인과의 문제 해결에도 소극적이었다"며 "결국 이사 하자마자 누수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모두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국내 중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단적인 사례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와 영국 등에서는 거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에스크로'(escrow) 제도가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에스크로는 중립적인 제3자나 기관이 쌍방 대리인 자격으로 부동산 매매에 관련된 보증금이나 보증 등에 대항하는 재산과 서류 일체를 계약 조건이 종료될 때까지 보관하는 것이다.

매도인과 매수인을 모두 보호하고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금융업자와 변호사, 부동산 중개인과 이해당사자간의 이해관계 등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제3자 입장에서 공정하게 실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지만 안정적이면서도 신속‧정확한 부동산 중개거래를 보장한다는 장점이 더 크다.

원스톱으로 중개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소규모 사업자 중심(동네 공인중개사사무소)인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의 중개 업체는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분업해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오히려 거래 건 수 당 소요되는 비용은 우리보다 적다는 분석도 있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최종 중개보수는 우리나라보다 많지만 이같은 서비스를 고려하면 단순비교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상영 명지대 미래융합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외국의 중개보수 요율이 높은 것은 중개보수 외에도 법률 서비스와 등기보호, 에스크로와 매물 하자보호 등 모든 서비스에 각각 수수료가 붙기 때문"이라며 "이에 비하면 우리는 상당히 쉽게 부동산 거래를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까다로운 중개사 자격 요건에 전문성 'UP'

기업형 중개법인 내 다수의 전문가들이 모여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중개사들의 역량 면에서도 차이가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중개사들은 개업공인중개사 자격증 이외에도 주거‧공업‧상업용 등 전문 중개사 자격증을 다시 취득해 전문성을 갖추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는 개업공인중개사로 영업을 하려면 법학사나 경제학사, 대학입학자격, 일정 직업에서의 일정한 경험 중 하나가 요구된다. 독일은 중개사가 고객의 신뢰 확보를 위해 개업공인중개사연맹 회원이어야 하는데 연맹에 가입하려면 전문지식에 관한 시험을 통해 자격을 증명해야 한다.

일본도 부동산유통 전문가로서 거래의사결정을 돕는 정보제공과 이해 촉진, 조사 등 중개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중개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배상책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개서비스에 대한 신뢰도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최수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개업 종사자 교육 강화를 위해 세부추진 방안을 수립하고 거래 안정성 강화를 위해선 에스크로나 권원보험(등기보호) 등의 제도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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