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중개사와 중개수수료율을 협의했는가?
부동산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 중 하나입니다. 현행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법적 상한요율 이내에서 협의해 책정할 수 있어 이른바 '네고'(값을 깎는 행위)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현 정부 들어 집값이 치솟으면서 중개수수료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중개사고가 있을 경우 중개사에게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다 보니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직거래나 중개수수료 할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부동산 중개수수료,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요?
'협의인듯 협의아닌' 중개수수료율
부동산 중개사는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거래 당사자 간 매매, 교환, 임대차 등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고 중개하는 일을 합니다.
주택 매매의 경우 등기부등본 등 중개대상물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고 분석해 매수자에게 설명·조언하고요.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서 가격이나 계약과 관련한 여러 일정을 조정해줍니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중개사의 이같은 서비스를 받고 부동산을 계약하게 되면 그 댓가로 제공하는 비용이 중개수수료인데요. 현행 중개수수료는 크게 △주택 △오피스텔 △비주택(토지·상가 등)으로 나뉘어 상한요율이 정해져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매매와 임대차, 거래금액에 따라 상한요율이 정해지는데요.
주택 매매의 경우 △5000만원 이하는 상한요율 0.6%(한도 25만원) △5000만~2억원 미만은 0.5%(한도 80만원) △2억원~6억원 미만은 0.4% △6억원~9억원 미만은 0.5%가 상한요율이고요. △9억원 이상은 0.9% 내에서 협의해 결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임대차의 경우 △5000만원 이하는 상한요율 0.5%(한도 20만원) △5000만~1억원 미만은 0.4%(한도 30만원) △1억원~3억원 미만은 0.3% △3억원~6억원 미만은 0.4%이고요. △6억원 이상은 0.8% 이내에서 협의해 결정합니다. 전세는 전세보증금에 상한요율을 곱해 중개수수료를 계산하고요. 월세는 보증금에다 월세의 70~100%를 더한 '거래가액'에다 상한요율을 곱해주면 됩니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85㎥ 이하(주거용)일 경우 매매는 상한요율이 0.5%, 임대차는 0.4%고요. 전용 85㎥를 초과하는 비주거용은 0.9% 이내에서 협의해 결정합니다. 주택 이외 토지·상가 등도 상한요율 0.9% 이내에서 협의하면 되고요.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협의'해서 결정할 수 있는 구간들인데요.
상한요율 내에서 협의만 잘하면 매도자나 매수자가 중개수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같은 아파트를 같은 금액에 사도 중개수수료를 다르게 내는 이유입니다. 가령 10억원짜리 아파트에 법적 상한인 0.9% 요율을 적용하면 900만원을 중개수수료로 내야 하는데, 중개사와 협의해 0.6%만 적용하기로 하면 수수료를 600만원만 내면 됩니다.
문제는 가격을 깎는데 자신있는 '네고왕'이라도 중개 수수료를 깎는 것은 쉽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카르텔을 형성해서 동일한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하게끔 담합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매수우위시장일 때는 계약하려는 이들이 워낙 많으니 굳이 중개수수료를 덜 받으면서 계약을 성사시킬 이유도 없을 테고요.
'집값도 비싼데'…수수료 아끼자!
집값이 오를수록 중개수수료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데요.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만 해도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6억6350만원이었지만 올해 6월엔 10억1417만원으로 52.8%나 상승했습니다. 최고 중개수수료율(0.9%)을 적용할 경우 중개수수료도 약 597만원에서 913만원으로 올라 '중개수수료 1000만원 시대'가 오고 있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선 억울해집니다. 중개수수료가 오른다고 해서 중개사의 서비스가 추가되는 것도 아니고요. 혹여 중개 사고가 난다고 해도 충분한 보상을 받기 힘들거든요.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법인인 개업공인중개사는 2억원 이상, 법인이 아닌 개업공인중개사는 1억원 이상 한도의 공제에 가입하게 돼 있습니다. 부동산 알선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중개업자가 해당 피해자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는데 금전적 능력이 없거나 피해보상을 피할 경우 그 보상을 협회에서 보증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1억원 공제'에 가입돼 있다고 해도 피해자가 1억원을 다 보상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한 해' 기준이기 때문에 다른 중개사고로 1억원의 지급한도를 초과했다면 받을 수 없고요. 피해자가 한 명이어도 중개업자의 과실에 대해서만 배상금이 결정되기 때문에 100% 배상도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똑똑한 소비자'들은 점차 '온라인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입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며 중개사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중개수수료를 할인받거나 직거래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인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는 AI 권리분석을 제공해 매물의 등기부등본에서 근저당 여부 등을 자동으로 체크해주고 법률자문이나 은행 대출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다윈중개'는 집주인이 직접 플랫폼에 매물을 올리기 때문에 중개사는 집주인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매수자에게도 법정 수수료의 절반만 받습니다. 앞으로 이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출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중개사들의 경쟁체제가 형성돼 궁극적으로 중개수수료가 인하돼, 소비자들 입장에선 집값이 높은 시점에서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달 국토교통부의 주택 중개보수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요. 더 합리적인 중개수수료율 인하를 예고한 만큼 주택 매매·임대차를 앞두고 있다면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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