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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공시가격 현실화율 90% 달성의 딜레마

  • 2020.10.30(금) 14:35

시장 변화에 따른 현실화율 속도조절 필요
공시가격 산정 기준도 모르는데, 신뢰성 회복이 우선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개선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 2년간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단기에 현실화율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고가·다주택자들의 세금부담이 커졌고 불만 또한 확산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들도 나왔다. 

관건은 10년에 걸친 방안인 만큼 정부 계획대로 현실화율이 이뤄질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산정의 기준인 부동산 가격은 워낙 변동성이 커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여전히 '깜깜이' 산정방식에 대한 불만이 큰 만큼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신뢰성 회복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 집값 떨어질 땐 어쩌나

국토연구원은 지난 27일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안'을 발표하고 공청회를 가졌다. 총 3개의 방안 중 2030년까지 아파트와 단독주택, 토지 등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높이겠다는 내용인 2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시세에 따라 현실화율 속도가 다르다. 공동주택 현실화율 개선안을 보면 9억원 미만 주택은 우선 가격 균형을 맞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2023년 이후 연 3%포인트 수준으로 현실화율을 개선한다. 9억~15억원, 15억원 이상 주택은 당장 내년부터 연간 3%포인트 수준의 현실화율을 개선해 15억원 이상은 2025년부터, 9억~15억원 주택은 2027년부터 현실화율이 90%에 도달한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경기에 따라 현실화율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몇 년처럼 집값이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현실화 정책에 따라 공시가격도 급등하면 조세저항이 강하게 일어날 수 있고, 반대로 집값이 떨어지면 이에 맞게 공시가격도 하향 조정하면서 현실화율에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 하향 조정기 때 중소형이나 저가주택은 공시가격이 시세를 초과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고, 지역과 가격변동 차이에 따른 시세의 공시가격 반영률 격차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감정평가사는 "공시가격은 조세와 맞물려 있어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부동산 하락기에는 연간 3%포인트 수준의 현실화율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기간에는 일률적으로 현실화율 개선에 주력하기보다는 공시가격을 올리지 않거나 낮추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에 따라 세율이 다른 만큼 가격 구간을 만들어 현실화율 속도를 다르게 가져가는 것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현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고가주택 기준을 9억원으로 정한 것은 다시 생각해볼 문제"라고 꼬집었다.

◇ 공시가격 신뢰부터 회복해야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이 거론되면서 근본적으로 공시가격 자체에 대한 신뢰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같은 단지 내 동일한 조건의 아파트도 공시가격이 천차만별인 사례가 발생하는 등 가격 산정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낮은 까닭이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정부가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크게 높이면서 세금부담이 늘어나자 불만이 더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청회에 참석했던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공시가격 산정 기준도 모르는 등 정확하지 않다는 게 문제"라며 "시세반영률 수치와 산정 기준 등도 검증하지 않고 장기계획을 세운 것이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자료를 공개하고 산정 오류에 대한 대안이나 개선책이 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광훈 법부법인 세양 대표변호사 역시 "현실화 계획을 추진함에 있어 조사 산정의 금액 신뢰성이 바탕이 돼야 목표 선정이 의미를 갖는다"라며 "가격 산정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무너지면 정확성 제고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도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가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가격공시의 공정성과 다각도의 제도 개선을 통한 신뢰성 확보가 우선"이라며 "시장에서 공시가격 산정과 발표 자료를 검증할 수 있도록 관련 기초자료와 산정방식, 가격대별 현실화 수준 등 공시관련 정보 공개 확보가 동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올해부터 공시가격 산정 세부 기초자료도 함께 제공하는 내용의 시범 사업을 세종시부터 시행했고 향후 의견수렴 등을 거쳐 공개 항목과 지역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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